정경원 < 한국디자인진흥원 원장 ceo@kidp.or.kr >

영국하면 ''빅벤과 타워브리지''가 떠오르고 프랑스하면 ''에펠탑''이 생각나며 미국은 ''자유의 여신상과 월드트레이드센터 빌딩''이 연상된다.

선진국들은 자국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명물을 갖고 있다.

그들이 세계적인 명소를 갖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결과다.

한 예로 호주의 ''오페라하우스''는 20여년에 걸쳐 완성됐고 당초 예산의 15배나 들었지만 멋진 디자인 덕에 호주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잡게 됐다.

국가이미지 제고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이제 국가이미지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작용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특히 ''굴뚝 없는 산업''이라고 불리는 관광산업의 경우에는 국가이미지에 의해 성패가 좌우된다고 할 수 있다.

기왕이면 이미지가 좋은 나라를 찾아가 쉬면서 즐기려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국가이미지는 디자인과 서로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나라는 신선하고 좋은 이미지를 주는 반면 그렇지 못한 나라는 나쁜 이미지를 남기게 된다.

최근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쿨 브리태니아(멋진 영국)''를 외치며 국가이미지 쇄신에 나서고 있다.

스스로를 디자인 지도자라며 ''세계의 제조공장''이었던 영국을 미래에는 ''세계의 디자인공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디자인을 통해 노대국(老大國) 이미지를 벗고 생동감 넘치고 매력있는 나라로 바꾸고 있는 것이다.

국가이미지 개선작업에는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우리도 국가이미지의 종합적인 개선책으로 산업자원부 주관 아래 ''토털리 뉴코리아''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수출상품 디자인개발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세계적인 브랜드를 육성하는 한편 구로공단과 같은 산업단지의 환경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게 된다.

오는 10월의 ''세계산업디자인대회''와 ''2002년 월드컵''등을 앞두고 국가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다.

이번 기회에 각 분야가 함께 매력있는 국가 만들기에 나서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