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이자 21세기를 여는 첫 대회로 기록될 2002 한·일 월드컵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범 정부적으로 추진해온 월드컵대회 준비사업은 1년을 남긴 현재 경기장 건설 등 하드웨어는 사실상 거의 마무리된 상태다.

◇경기장 건설=한국에 할당된 32게임이 열릴 경기장은 울산 수원 대구에서 이미 화려한 개장식을 갖고 전세계에 신고식을 마쳤다.

부산 광주 대전 전주 경기장도 위용을 드러낸 가운데 마지막 손질에 열중이다.

가장 늦게 문을 여는 서울과 서귀포,인천 경기장 역시 계획대로 순조롭게 공사가 진행돼 4월 말 현재 평균 89.58%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숙박 및 교통시설=대회기간 중에는 35만명 정도의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전망이다.

예상되는 하루 숙박 수요는 최대 10만명에 7만5천실.

이중 월드컵 패밀리를 위한 관광호텔 객실은 70% 이상 확보했다.

그러나 일반 관람객을 위한 중저가 숙박시설은 목표 9만6천실의 절반 이하인 4만1천9백여실만이 지정된 상태다.

대회기간 한·일간 원활한 여객 수송을 위해서는 양국 당사자간에 항공협정이 체결됐다.

또 월드컵 전용열차를 운영할 계획이며 모든 개최도시가 홀짝제 차량운행을 시행할 방침으로 있다.

◇입장권 판매=내국인을 대상으로 판매되는 입장권은 국내 32경기에 배정된 1백48만2천장의 50%인 74만1천장이다.

지난 2월15일부터 한 달간 실시한 23만장(국내 배정분의 30%)에 대한 1차 판매에서는 다소 저조(70%)한 입금률을 보였다.

그러나 조직위는 당초 4백59%의 높은 신청률을 기록한 점을 들어 입장권 1백% 판매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이나 남미쪽의 축구열기가 높아 대회가 가까워오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차 입장권 판매 시기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협의를 거쳐 추석연휴가 낀 9월 대신 9·10월 두 달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입은 얼마나 되나=조직위의 손익계산서에는 입장권 수익 1천8백억원,FIFA 지원금 1억달러(약 1천3백억원),조직위 공식 공급업체(LOC 서플라이어) 후원금 5백억원,월드컵 기념 주화발행 수익금 1백억원,기타 수익금 3백억원 등 모두 4천억원이 예상 총수입으로 기록돼 있다.

경기 운영비와 통신·미디어 시설로 지출되는 금액 역시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수치상으로는 브레이크이븐 포인트에 겨우 도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1조6천억원에 달하는 경기장 건설비가 포함되지 않았고 국내 후원업체의 후원금 역시 월드컵 개막 1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까지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연인원 6백억명이 시청,유·무형의 파급 효과를 감안한다면 경기장 건설비를 상쇄하고도 남아 2002 월드컵은 사실상 흑자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조직위의 기대다.

◇문제는 없나=이같은 하드웨어상의 준비와 달리 각종 운영프로그램이나 성숙한 문화의식,국민적 공감대 형성 등 소프트웨어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우선 월드컵 성공을 음지에서 묵묵히 돕게 될 자원봉사자 지원 실적이 가까스로 모집정원을 넘을 만큼 아직까지도 국민적 붐이 조성되지 않았다.

한마음으로 내 일처럼 뭉쳐 치러낸 올림픽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더구나 시민의식과 질서의식 등이 전세계 언론을 통해 공동개최국 일본과 비교될 전망이어서 범 국민적 시민의식 고양을 위한 대책 마련도 절실한 상황이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