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체는 야당의 투사가 아닌 여당 역할을 해야 한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중공업 회장)이 지난 25일 춘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경제단체의 ''왕사쿠라론''을 주창하고 나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회장은 "회원들은 ''상의가 앞장서 정부에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지만 나는 정부와 협조하는 여당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특히 "경제단체는 ''왕사쿠라''"라는 표현을 사용한 뒤 "상공회의소가 ''왕사쿠라''라는 욕을 먹더라도 재계의 여당 역할을 해야 경제가 안정되고 발전된다"며 상의의 여당 역할론을 강조했다.

재계는 박 회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두산이 공기업인 두산중공업(옛 한국중공업)을 인수한 데 따른 3천억원의 출자를 정부가 출자총액 규제에서 예외로 인정키로 사실상 방침을 굳힌 데 대한 ''답례 성격의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또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기공과 한전기술의 민영화 입찰에 두산이 참여한 마당에 정부와 더욱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제스처로 풀이했다.

박용성 회장은 이달 초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출자총액 규제와 같은 신제품 대신 기존 기업투명성 강화 정책만이라도 잘 집행해야 한다는 ''신제품 불용론''을 제기했다가 정부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자 곤혹스러워 했었다.

정구학 기자 c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