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나노기술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2010년까지 정부와 민간 공동으로 1조4천억원 가량을 투입한다는 내용의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시안을 내놓고 의견수렴에 나섰다.

정보ㆍ생명기술과 함께 21세기 신산업의 핵심기술로 평가되는 나노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선진국들이 발빠르게 움직이는 점을 감안해 보면 시의적절한 일로 평가할 만하다.

물질을 머리카락 두께의 5만분의1 크기인 원자ㆍ분자 수준에서 조작ㆍ분석하고 제어할 수 있는 나노기술은 세계적인 기술예측기관인 랜드(RAND)도 강조했듯이 산업전반에 걸쳐 새로운 혁명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나노기술은 전자정보 재료 의약 환경 생명과학 에너지 우주, 그리고 국방 등 그 응용범위가 매우 크다는 것이다.

우리의 주력산업이기도 한 반도체만 하더라도 테라급 수준이 요구될 2010년께에는 나노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분석도 있고 보면 그 중요성이 가히 짐작된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이미 몇년전에 주요 경쟁국가들의 나노기술 잠재력을 상세히 평가했다.

이어 지난 98년 ''국가 나노기술제안(NNI)''을 내놓고 금년 회계연도에만 4억달러가 넘는 정부예산을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금년에 미국과 비슷한 규모의 예산을 책정하고 국가차원의 계획을 마련중이다.

유럽연합 연구개발계획의 투자 우선순위도 나노기술 분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개별국가 차원의 투자도 확대되고 있다.

심지어 중국도 나노기술을 차세대 경쟁력의 관건으로 보고 대대적인 투자에 나섰다.

우리도 부처별로 산발적이긴 하나 과기부 산자부 등에서 나노기술에 대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도 최근 이 분야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미국의 평가자료를 기초로 우리의 상대적인 기술력을 비교해 보면 선진국의 25%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이 분야의 논문이나 특허등록 건수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절대적 열세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후발자의 입장에서 정부와 민간의 연구역량 결집이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이번 종합계획에 기대를 거는 것도 실은 국가차원에서의 종합적인 전략아래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연구역량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아직은 세계적으로 기술이 초기단계에 있는 만큼 관련 부처간 유기적인 역할 분담과 기업과의 효율적인 협력을 통해 차세대 산업경쟁력의 기반을 조속히 마련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