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아,이제 여름이 시작됐구나"라는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준들은 말 그대로 주관적일 뿐 객관적인 지표가 될 수는 없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상품구색을 달리 해야하는 유통업체 입장에서 정확한 여름진단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실제 주요 유통업체들은 나름대로의 지표를 마련해 점포경영에 응용하고 있다.

상품판매 추이에 따라 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하는 LG유통의 독특한 "여름 진단법"을 소개한다.

이 회사가 자사 편의점 LG25의 판매실적을 분석해 만든 여름진단법은 맥주와 소프트드링크,아이스크림 등의 판매량 변화가 핵심기준이다.

이들 상품이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10~30%정도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맥주의 경우 낮 최고기온이 21~23도를 넘어서는 시기를 기준으로 판매량이 15%이상 증가한다.

특히 이때부터 캔맥주의 판매량이 병맥주에 비해 높아지는 특징을 보인다.

날이 더워질수록 휴대가 간편한 캔 제품을 찾는 사람이 많기 때문.

올해는 지난달 말 이미 한차례 캔맥주 판매량이 병맥주를 앞섰다가 바로 역전됐으며,어린이날인 5일을 기점으로 다시 캔맥주가 앞서 가가고 있다.

LG유통 MD본부장인 이용석 상무는 "편의점에서 캔맥주가 병맥주를 누르는 순간이 바로 여름이 시작되는 때"라며 "이시점을 기준으로 매장의 진열대를 여름상품 중심으로 바꾼다"고 설명했다.

캔맥주가 많이 팔리기 시작하는데 이어 소프트드링크와 아이스크림 등의 매출이 뛰어오르기 시작한다는 게 LG유통의 분석이다.

아이스크림도 종류에 따라 계절별 판매량이 달라진다.

더위가 시작되면 바 모양과 콘 모양이 컵 모양을 추월하게 되고 한여름이 되면 얼음에 가까운 바 모양의 제품이 높은 판매율을 보인다.

이 때가 되면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바 모양의 상품들로 가득 채운다.

이밖에도 포카리스웨트 등 이온음료가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를 추월하는 시점,생수가 미에로화이바 같은 기능성 음료를 뛰어넘기 시작하는 시점이 한여름이 시작되는 때이다.

더위로 갈증이 심해질수록 단맛때문에 갈증이 오히려 높아지는 탄산음료 대신 이온음료를,기능성 음료보다는 생수를 찾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LG유통 김성민 과장은 "편의점은 날씨와 기온에 따라 적절한 상품을 제대로 진열하는가에 따라 매출차이가 크게 난다"며 "이같은 분석을 자료화해 점포별로 제품공급 및 재고정보를 전해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