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간 상거래에서 주고받던 어음이 사라지고 있다.

기업 구매자금 대출과 구매카드 등 어음대체 결제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한국은행과 업계에 따르면 올 4월말 기업들이 물품대금으로 받은 상업어음을 은행에서 할인한 잔액은 15조1천1백71억원으로 작년 말 19조3천1백1억원보다 22% 줄었다.

이 잔액은 97년 11월 최고 22조7천억원까지 달했다.

반면 물품대금용 기업 구매자금 대출은 작년말 3조3천5백94억원에서 지난달말 5조7백35억원으로 51% 늘었다.

여기에 전자방식 외상매출 채권담보대출(2천9백40억원)과 기업구매카드(약 2조원) 대출 잔액을 합치면 어음대체 수단의 총 잔액은 7조3천6백75억원에 달한다.

상업어음 할인액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것이다.

구매자금대출을 이용한 기업도 지난달말 7천6백82개사에 이르고 있다.

한 업체당 납품업체를 10개사씩만 따져도 구매자금대출을 통해 어음 대신 현금으로 물품 대금을 받은 업체수가 7만6천개사에 달하는 셈이다.

한은 관계자는 "재래시장 상인 등 소상공인은 종이어음 거래를 여전히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종업원 5인 이상 국내기업(99년 말 현재 8만8천여개사) 상당수가 대금결제방식을 바꿔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별로는 동원산업과 동원F&B가 구매자금대출을 이용, 모든 납품업체에 현금결제를 해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포철 등은 기업구매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