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감독 난니 모레티의 영화 ''아들의 방(La Dtanza Del Figlio)''이 올해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차지했다.

20일 밤(현지시간) 칸 시내 ''팔레 드 페스티벌''안의 주상영관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54회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모레티 감독은 경쟁작 23편 중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안았다.

''아들의 방''은 단란하던 중산층 가족이 10대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균열되고 황폐해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예기치 못한 비극에 맞닥뜨린 인간들이 고통속에 신음하다가 상처를 이겨내는 모습을 밀도있게 그렸다.

이탈리아 현실을 풍자하며 진보적 메시지를 전해왔던 모레티 감독은 이번 영화를 통해 삶과 죽음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한층 성숙된 캐릭터를 선보임으로써 작품세계에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감독이 직접 배우로도 출연한 이 작품은 지난주 공식시사 후 현지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얻으며 가장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떠올랐었다.

지난 94년 코미디 ''디어 다이어리''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던 모레티 감독은 칸 경쟁부문에 모두 4번 노미네이트된 끝에 최고상을 거머쥐었다.

심사위원대상은 오스트리아의 미카엘 하네케 감독이 연출한 ''피아노 교사(La Pianiste)''에 돌아갔다.

관음증과 마초이즘(남성우월주의)을 다룬 ''피아노 교사''는 남녀주연상(베누아 마지멜·이자벨 위페르)까지 모두 3개 부문상을 휩쓸어 유일하게 다부문 수상작이 됐다.

특히 프랑스 국민배우 이자벨 위페르는 성적으로 억눌린 이중적인 피아노 선생으로 남자 제자에게 유혹당하는 역할을 열연해 만장일치로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뽑혔다.

감독상은 미국의 데이비드 린치(멀홀랜드 드라이브)와 조엘 코엔(그는 그곳에 없었다)이 나눠가졌다.

각본상은 사상 처음으로 칸 경쟁부문에 입성해 호평받은 보스니아의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노 맨스 랜드)이 받았고 신인감독에게 주는 황금카메라상은 캐나다 감독 자카리아스 쿠눅(아타나르주아트)에게 돌아갔다.

비경쟁 부문 중 ''주목할 만한 시선''에는 프랑스 감독 이브 쇼몽의 ''소년의 사랑''이 선정됐다.

올해 경쟁부문에 무려 5편을 진출시켰던 미국 영화는 감독상을 받는데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감독상과 심사위원대상을 휩쓸며 위세를 떨쳤던 아시아 영화는 올해 대만영화가 기술상을 받는데 그쳤고 한국 영화는 경쟁부문에 단 한 편도 진출하지 못했다.

이로써 유럽영화계가 세계 영화산업을 주도하는 할리우드와 다크호스로 부상한 아시아 영화를 무시하지는 않는다해도 여전히 유럽영화의 예술성에 더 높은 가치를 두는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지적됐다.

올해 칸 영화제는 전반적으로 라인업이 지난해보다 흥미롭지 못했다는 평가속에 숀 펜,팀 로빈슨 등 세계적 톱스타들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아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감독판이 그나마 최대의 하이라이트로 꼽혔다.

한편 한국 영화는 경쟁부문 진출이 부진한 반면 필름마켓에서 상당한 수출실적을 올려 위안을 얻었다.

<기타 수상자(작)>

△평생공로상,멜라니 그리피스△단편영화상,데이비드 그린스펀 (빈 케이크·미국)△단편심사위원상,카리 유소넨(피자 패셔나타·핀란드)△단편 심사위원특별상,어빈 알란(대디스 걸·스코틀랜드)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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