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 커피가 소개된 건 고종이 러시아공사관에서 마신 다음해 러시아인의 잡화상에 등장하면서부터라고 한다.

1960년대 이후 국내 다방에선 MJC로 알려진 국산 원두커피를 끓여 팔다가 80년대엔 인스턴트커피를 내놓았다.

국내 커피시장은 연간 1조원.커피전문점이 등장한 건 90년대 중반이다.

IMF체제로 줄어드는가 싶던 커피전문점이 최근 대유행이다.

이들 신설 커피점의 특징은 에스프레소커피를 취급한다는 점이다. 에스프레소는 원두가루를 여과지에 넣어 걸러내던 종래의 원두커피와 달리 고압수증기를 이용해 추출하므로 향과 맛이 진하다.

기존의 원두커피가 양조주라면 에스프레소는 증류주에 해당되는 셈이다.

이들 전문점은 따라서 에스프레소에 우유나 향신료 시럽 등을 섞어 여러가지 맛을 내는 커피를 만들어 판매한다.

이 때문에 전문점마다 20∼50종의 커피를 취급,보통사람들을 난감하게 만들기 일쑤다.

카푸치노는 에스프레소 원액에 거품을 낸 우유와 계피향을 더한 것,카페오레는 우유를 넣은 프랑스식 밀크커피로 이탈리아에선 카페라테라고 한다.

카페모카는 초콜릿시럽과 생크림,모카 프로스티는 초콜릿시럽과 아이스크림 아몬드,카페로열은 위스키나 브랜디를 혼합한 것이다.

이들 전문점은 스타벅스에 이어 프라우스타 에스프레소,할리스,로즈버드, 시애틀 베스트 커피(SBC)등 세계적인 커피체인점들이 국내시장을 두드리면서 확산됐다.

커피전문점이 이처럼 늘어났지만 국내 커피시장의 주류는 그래도 인스턴트커피다.

냉·온수 겸용 정수기가 보급되면서 누구나 쉽게 타먹을 수 있는 커피믹스도 인기다.

20일은 36년 네슬레사에서 인스턴트커피를 발명한 막스 모르겐탈러의 탄생 1백주년이었다.

40대이상 중에는 지금도 인스턴트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듬뿍 넣은 ''다방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달걀노른자를 띄운 ''모닝커피''는 도라지위스키 홍차와 함께 향수어린 이름이다.

커피이름을 몰라 머쓱해하는 중년들에게 입맛대로 만드는 인스턴트커피가 최고라면 너무 고리타분한 얘기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