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등 일부의 통계지표상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나타남에 따라 향후의 경기전망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대두하고 있다.

경기변동주기로 살펴볼 때,현재 우리 경제는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즉 작년 10월께 경기정점을 통과한 이후로 경기불황이 시작되었고,이러한 경기침체는 내년 6월께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에 따라 작년 8.8%의 성장률을 나타냈던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이 3∼4%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경기회복조짐이 일시적인 것인가에 대해 상반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최근의 경기침체를 일시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측에서는 올해 1·4분기를 소저점으로 현재의 경기침체가 상반기까지만 진행되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1·4분기 경기 바닥론은 요즘 더욱 확산되고 있는데 그것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최근 전경련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5월의 BSI는 115.5로서 4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업들의 기대가 비교적 낙관적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통계청이 발표한 CSI(소비자신뢰지수)도 서서히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이는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1·4분기의 산업생산,출하,도소매 판매 역시 작년동기에 비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제 투자금융기관인 CSFB는 한국경제가 지난 1·4분기에 이미 경기저점을 통과했다는 분석을 지난 주에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낙관적인 것은 아니다.

지난 수개월 동안 수출과 외국인투자가 감소하고 있고,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그에 따라 우리 경제의 ''경착륙''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 시점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지난 3월 이후 수출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지난 3월과 4월의 수출은 각각 2.0% 및 9.3% 감소했으며,이러한 수출감소 추세는 현재에도 지속되고 있다.

현재 미국과 일본의 경기상황이 침체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에 수출확대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초 이후 환율이 많이 상승해 현재 1천3백원대에 이르고 있지만 엔저 상황에 따라 수출경쟁력이 악화됐다.

게다가 지난 4월 외국인 투자는 전년동기대비 63%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서는 노사분규,불투명한 기업회계,금융권의 구조조정 지연 등의 이유를 들 수 있겠다.

우리의 상황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다.

그동안의 엔화 약세에 따라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둔화되었으며,그에 따라 최근 중국정부는 위안화의 평가절하를 시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할 경우에는 수출경쟁국인 동남아국가들의 통화가치가 연쇄적으로 하락하게 될 것이며,그에 따라 우리의 수출여건이 더욱 악화될 뿐 아니라 아시아 금융시장 자체의 혼란도 우려되고 있다.

작년 10월께부터 시작된 ''내수위축형 경기침체''는 지난 수개월 간 소비심리회복이라는 긍정적 요인에 의해 현재 경기회복의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그것이 일시적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수출감소라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경기침체는 오히려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심각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엔화 약세 등 대외여건의 악화는 우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결국 수출지역과 품목의 다변화로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엔화 가치변동으로 인한 수출의 피해를 줄이려면 결국 대외경쟁력이 높은 신기술 상품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경기회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경제구조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R&D투자 확대로 장기적인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것이 우리 경제의 경기변동진폭을 줄이는 첩경이기 때문이다.

hahyun@bas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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