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지(直指)찾기운동, 국악진흥, 모내기운동.

최근 유행하는 외국업체 사회봉사활동의 테마들이다.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을 당연시하는 미국기업을 중심으로 독특한 주제의 봉사활동을 발굴, 지역사회에 강한 기억을 남기고 친근한 이미지를 심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접근을 통해 현지화하겠다는 토착마케팅 전략이다.

영국계 은행인 HSBC는 국악 교육을 지원하는 이색적인 운동을 펼치고 있다.

99년부터 국립국악진흥회에 매년 2천8백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HSBC 관계자는 "궁극적으로 한국인들에게 국악교육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고 외국인들이 한국의 전통문화와 친근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데이터저장기술 업체인 미국 EMC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인쇄물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있는 "직지심체요절"의 또다른 판본을 찾는 "직지찾기운동"을 펼치고 있다.

직지가 처음 인쇄된 청주의 시민회와 함께 직지찾기운동본부를 결성하고 매달 학술대회를 연다.

EMC는 "활자에 의한 정보저장인 직지는 디지털정보저장 관련 기술과 기기를 개발하는 EMC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직지찾기는 EMC의 뿌리찾기 운동"이라고 의의를 밝혔다.

의료봉사를 테마로 잡아 현지화를 시도하는 기업도 많다.

한국P&G는 6월15일까지 전국매장과 홈페이지를 이용해 소아암어린이를 돕는다.

P&G는 이 캠페인을 통해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이 7명에게 총 7천만원의 치료비를 전달할 계획이다.

또 행사의 일환으로 지난 16일에는 앨 라즈와니 사장 부부와 P&G 본사의 외국인 임직원이 단체로 헌혈을 했다.

레고코리아(주)는 어린이의 달 5월을 맞아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서울랜드 내 세계의 광장에서 "백혈병 어린이 돕기 레고 사랑의 고리 잇기" 행사를 가졌다.

이 회사는 행사현장에서 모금을 실시해 백혈병 어린이 재단에 기부했다.

한국 맥도날드도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와 함께 5월부터 의료 보호 대상 가정의 선천성 기형 어린이를 상대로 자선 성형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이번 무료 시술은 지난 99년부터 조성돼 운영되고 있는 "로날드 맥도날드 어린이 기금"에서 지원되는 행사로 지난 2000년에만 17여명의 어린이가 무료 수술 혜택을 받았다.

비료 농약 전문업체인 신젠타코리아의 임직원들은 최근 강화도 농민들과 함께 "농민을 사로잡는 외국인들"을 주제로 모내기를 하고 풍년기원고사와 사물놀이를 주최했다.

또 이 기회를 활용, 지역 농민들의 농기구를 무상으로 수리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하는 등 농심을 사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봉사활동도 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