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족한 주한 호주뉴질랜드상공회의소(ANZCCK)는 호주기업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한국기업과 호주에서 학교를 나온 사람들, 심지어 호주와 아무 관련 없는 개인들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이 단체의 회장을 맡은 릭 보거 RMD 퀵폼(토목업체) 코리아 사장은 "호주와 네트워크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활짝 문을 열어놨다"고 말했다.

"호주상의가 생긴지는 26년이나 됐어요. 원래 이름은 호주비즈니스클럽이었는데 사교모임처럼 들린다는 지적이 있어 이름을 바꾸고 뉴질랜드클럽과 합치게 됐습니다"

뒤늦게 조직을 재정비한 이유를 묻자 그는 "경제 돌아가는 상황이 걱정스러워 정보를 교환하고 한국 정부에 구조조정을 제대로 추진 하라고 재촉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알게된 동료 사업가들이 부쩍 한국을 떠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정부가 올 상반기에 예산을 집중 투입해 구조조정을 끝내겠다고 했는데 5개월이 다 지나가는 지금도 달라진게 없습니다. 차기대선이 가까워지니까 올초부터 한국을 떠나기 시작한 외국 투자가들이 6개월 안에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라고 일침을 놨다.

"경쟁력없는 기업은 재빨리 정리돼야 시장이 탄력있게 돌아가는데 수익을 못내는 많은 기업들이 버젓이 장사를 하다가 피해액만 불려놓고 갑자기 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또 건설처럼 산업전체를 몇개의 대형회사가 독점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들이 납품업체에 이래라저래라하며 군림합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구조조정이 빨리 진행돼야 한국에서 사업하는 모든 사람들이 외국인이나 한국인을 막론하고 자동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IMF 위기를 당당히 헤쳐나와 세상을 놀라게 했던게 한국인"이라며 "지지부진한 침체상태가 내년초부터는 반전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