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마케팅대회 수상업체들은 저마다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같은 장점이 없이는 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 없기 때문이다.

업체마다 다양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속성으로 연결된다.

우선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점이 눈에 띈다.

두번째는 틈새시장을 뚫는데 성공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는 품질이다.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지 못하는한 마케팅 활동은 기반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적응은 이번 마케팅대회 성공사례에서도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

디지털유통상을 받은 농심이 대표적인 사례다.

농심은 판매현장에서 발생하는 생생한 정보들을 영업사원들이 곧바로 입력, 본사와 정보를 교환한다.

실시간으로 주고 받아 분석되는 정보들은 고객요구에 곧바로 대응하는 원천이 되는 것이다.

실제 팔림세와 소매점별 상황이 실시간으로 파악됨으로써 영업, 생산, 물류의 전략 수립의 지원체계가 구축된 것이다.

디지털 시대에 걸맞은 시장대응이 고객호응으로 연결된 경우다.

틈새시장을 개척하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춘 것도 또 다른 특징이다.

제일제당의 햇반은 밥을 상품화한 것이다.

매일 주식으로 먹는 밥을 패스트푸드화한 것은 발상의 전환이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

햇반이 나오기전 시장에는 레토르트밥 냉동밥 등 제품이 소개됐으나 품질수준이 형편없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밥맛에 관한한 누구보다 높은 기대 수준을 갖고 있는 국내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것이다.

제일제당은 햇반을 1996년 12월에 내놓은뒤 새로운 생활문화의 일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마케팅에 정성을 쏟았다.

양산되는 밥이 휴가철 인기상품으로 자리를 굳힌 것은 결국 남들이 눈 돌리지 않았던 빈 공간을 정확히 포착한게 주효했다.

소비자 신뢰를 얻기까지 강력한 드라이브가 뒤따른 것은 물론이다.

씨엠에스가 98년 3월 국내 최초로 쿠폰을 도입한 것도 틈새시장 개척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쿠폰을 우리 사회에 접목할 생각을 누구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비어 있는 시장에 대한 도전이 제대로 먹혀들었다고 볼 수 있다.

제조업체가 씨엠에스를 통해 발행한 쿠폰을 소비자가 유통업체에서 사용하면 일정 금액을 할인받는 것을 골자로한 이 사업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게 관건이었다.

제조업자.유통업자.소비자 모두에게 윈-윈 게임이 되는 구도임에도 불구, 사업성에 대한 확신이 문제로 대두됐던 것이다.

그러나 시기가 절묘했다.

사상 초유의 IMF 사태로 사회가 거덜날 것 같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물건값 10원, 20원 아끼는데 별 관심을 두지 않던 주부들의 쇼핑행태가 바뀌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싸게 살 수 있다면 온 몸을 던졌다.

실제 경제상황은 최악이었다.

멀쩡한 가장들이 실업자로 집안에 틀어박혔다.

주부들이 절약을 외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씨엠에스의 사업개시 타이밍은 절묘했던 것이다.

종가집김치가 대상의 영예를 차지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통적으로 가정에서 만들어 먹던 김치의 제조 무대가 공장으로 옮겨진 것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마케팅의 중점을 소비자 신뢰를 얻는데 두었다.

경험 마케팅이 다양하게 동원됐다.

김치 만드는 공장을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관찰할 수 있도록 하는가하면 소매점의 김치 매장에 매대를 설치, 소비자들이 즉석에서 버무려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자연스런 구매를 유도한 것이다.

이같은 전략이 주효, 공장에서 양산한 김치도 맛있고 위생적이란 평가가 굳어지게 됐다.

일본 등 음식문화가 판이한 나라의 밥상을 공략해 들어가는 비결은 바로 여기에 있었다.

강창동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