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신 < 민주당 국회의원 yschang@assembly.go.kr >


신록이 눈부신 5월은 1년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정의 달''한가운데 선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 아침에 ''쓴소리''를 해야 하는 게 안타깝다.

''교사와 학생''은 있어도 ''스승과 제자''는 없다는 탄식을 하는 사람이 많다.

꼭 1년 전 이런 보도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날도 스승의 날이었다.

서울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스승의 날 행사 도중 잡담을 하는 학생들에게 군밤을 한 대 먹인 교사가 있었다.

주변에서 이를 본 다른 학생 몇 명이 휴대폰으로 112에 신고,경찰이 학교로 출동해 현장조사를 벌이는 소동이 있었다.

그 바람에 스승의 날 행사는 엉망이 돼 버렸다.

며칠 전에는 지방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사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어주는 행사가 있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의식은 선생님들의 고귀한 행동을 직접 체험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웃어른을 공경하고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하는 마음을 깨닫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뜻은 좋지만 아무래도 이 의식은 씁쓸한 여운을 줬다.

오늘날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얼마나 위험스러웠으면 이런 의식까지 치러야 했을까 싶다.

예로부터 스승은 어른으로서 존경과 권위를 가진 절대적인 존재였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사회 전반적으로 이런 정신적 기반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 국민이 조급과 난폭,무례와 불신,도덕과 윤리의 무감각 상태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정신적 공황은 이 사회에 참된 스승이 없는 데서 말미암은 것이다.

정치현장에서도 ''국민에게 존경받는 정치인이 얼마나 될까''생각해보면 쉽게 ''별로 없다''는 답을 얻는다.

정치인 가운데도 ''어른''이 드물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정치현장에서는 어른이 나타날 수 없는 여건을 가지고 있다.

큰 정치인이다 싶으면 필사적으로 깎아내리려고 노력하고 애써 그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역설적으로 보면 우리 정치현장은 어른이 너무 많아서 어른이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른으로 인정하고 어른으로 만들어낼 줄 아는 어른이 진정한 어른이리라.

우리 사회는 지금 큰 스승과 큰 어른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