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방송인" 그의 명함에 찍힌 다소 낯선 직함이다.

2년전 "그림 읽어 주는 여자"(명진출판)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던 서양화가 한젬마(31).

그에겐 화가 방송인이라는 직함 말고도 "미술전문 MC","그림 DJ"등 다양한 닉네임이 붙어 있다.

한젬마는 미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미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는 미술전도사다.

그림을 알기 쉽게 이해시키는 저서 말고도 방송과 대학 강단에도 나서는 등 작가치곤 ''톡톡 튀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월 출간된 ''그림 읽어 주는 여자2''는 불과 두달여 만에 3만부 이상 팔렸다.

제1권은 15만부나 판매됐다.

미술서적이 5천부를 넘기 힘든 여건을 감안하면 ''그림…''은 베스트 셀러인 셈이다.

"첫번째 책이 일반인들에게 그림을 쉽게 접하게 하는 책이라면 제2권은 미술에 담겨 있는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는 두번째 책에서 자신이 일상생활에서 겪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나 사랑에 관한 담론들을 잔잔하게 전하고 있다.

그래서 주된 내용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 수필에 가깝다.

그가 얼마전 개설한 홈페이지(www.artjemma.com)에는 매일 수 십명의 독자들이 글을 올릴 정도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중으로부터의 인기에도 불구,그의 ''튀는 행동''을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미술인들이 적지 않다.

경륜이 짧은 작가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평가하는 게 너무 주관적이라는 지적이다.

"작가들이라면 누구나 대중들과 가까워지고 싶어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역할을 누군가는 해야 되고 제가 먼저 나선 것 뿐입니다.

일반인들이 제 책을 읽고 미술관을 일년에 한번만이라도 방문한다면 제 역할은 다한 것입니다"

한씨는 "지금은 여러가지 일을 하고 있지만 결국 작가로 돌아올 것"이라며 "조만간 두번째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는 지난 95년에 가진 개인전에서 ''관계''를 주제로 한 오브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두번째 개인전에서도 작가와 일반인의 관계,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다양한 재료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