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조각의 1세대 작가인 최만린(66)씨가 오는 18일부터 서울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45년간의 작품세계를 되돌아 보는 회고전을 갖는다.

대표작인 ''태''시리즈,''점''시리즈,''O''시리즈 등 조각 90여점과 드로잉 30여점 등 모두 1백20여점을 내놓는다.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조소를 전공한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역임했고 올해 서울대 미대를 정년 퇴임했다.

최씨는 1950∼60년대 풍미했던 추상표현주의 운동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한국적인 미를 조각으로 표현해 온 작가다.

자연과 우주의 조화 그리고 그 근원을 형상으로 드러내는 등 동양정신의 구현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1960년대 초반 그는 한자의 획에서 드러나는 표상 이미지를 형상화한 ''천,지,현,황''시리즈와 장승 이미지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일,월''시리즈를 통해 서구미술의 극복과 우리 것에 대한 더 깊은 관심을 보여줬다.

70년대 이후 제작한 ''태(胎)''시리즈는 그의 대표작.

신체 장기의 일부를 연상케 하거나 모태(母胎)에서 느껴지는 생명 이미지를 조형화한 작품이다.

기(氣)또는 에너지의 표현이자 음양 원리에 따른 상생과 조화를 나타낸 것이다.

그의 작품은 80년대 후반 이후 표상적인 이미지를 제거하고 내재율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이 시기에 제작된 ''O''시리즈의 경우 서로 다른 기운의 상생과 합일을 강조하는 태극의 형태를 띠고 있다.

90년대 초 가진 개인전에서 작가는 대상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보다는 간결하고 순수한 형식미가 두드러진 작품들을 내놨다.

삼성미술관 이준 실장은 "그의 작품은 자연과 우주의 끊임없는 생성 변화과정,음양의 조화와 생명의 순환에너지를 표현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최씨는 80년대 후반부터 환경조형물 제작에 적극 나서 국내 환경조각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스페인 작가 수비라치와 공동제작한 1988년 서울올림픽 기념조형물 ''서울의 만남''을 비롯해 독립기념관의 ''통일기념의 탑'',인천 자유공원내에 설치된 한·미수교 1백주년 기념조형물 ''태,82-40'' 등이 그의 대표적인 조형물이다.

이번 회고전에서는 야외에 설치된 환경조형물들을 슬라이드에 담아 한 눈에 감상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삼성미술관은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일 오전 11시,오후 2·4·6시 등 하루 네차례 전시설명회를 갖는다.

6월17일까지.

(02)771-2381∼2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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