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고국을 찾은 박세리가 공식스폰서 회사가 아닌 다른 업체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입국해 구설수에 올랐다.

"삐친 머리카락을 감추기 위해 모자를 썼다"는 본인의 말에서 짐작할 수 있듯 세리는 요즘 부쩍 멋을 내는 편이다.

필드에서의 패션도 많이 달라졌다.

1년전만 해도 세리는 검정 회색 흰색 등 모노톤 위주의 골프복을 선택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홍 그린 노랑 오렌지 등 밝고 경쾌한 색상을 주로 입는다.

또 민소매는 절대 입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어깨가 살짝 드러나는 프렌치슬리브(반소매와 민소매의 중간형태)를 입기도 한다.

점점 여성스럽게 바뀌어가는 박세리에 비해 김미현은 여전히 귀여운 힙합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큼직한 바지와 심플한 티셔츠는 서울 명동이나 압구정동의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있는 힙합룩의 전형이다.

박지은과 강수연 펄신 등도 골프패션을 얘기할때 빼놓을 수 없는 여성골퍼들이다.

특히 박지은의 탁월한 패션감각은 지난 2월 오피스디포 우승이전부터 세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그는 필드에서 골퍼용 치마 대신 신축성있는 검은색 시가렛팬츠(담배처럼 가는 실루엣의 바지)를 즐겨 입고 평범한 셔츠보다는 감각적인 빨간색이나 파란색 티셔츠를 좋아한다.

민소매 상의가 인상적인 펄신은 스포티하면서도 단정한 골프패션을 연출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강수연은 가는 몸매의 소유자로 여성적인 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리는 선수로 꼽힌다.

이처럼 유명 선수들이 골프복을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사용하면서 골프는 가장 패션과 밀접한 스포츠로 떠올랐다.

골프장의 진짜 멋쟁이는 개성있는 자기연출과 함께 훌륭한 매너와 실력을 갖춘 사람이다.

박세리 박지은 등이 세계적 선수로서의 실력을 갖지 못했다면 필드위의 베스트드레서라는 칭호도 따라오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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