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나 에어컨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간다.

이중 물살을 일으키거나 찬바람을 내는 모터는 세탁기와 에어컨의 핵심부품이다.

모터 내부엔 얇은 전기강판을 정교하게 여러겹 쌓아 만든 적층 전기강판이 두 개 들어간다.

하나는 고정돼 있으며 하나는 회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처럼 모터 내부에 장착돼 운동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적층 전기강판이 바로 코어(Core)이다.

한국코아(사장 유광윤)는 27년동안 코어를 개발.생산해온 코어 전문업체다.

삼성전기 LG전자 등 대기업과 겨뤄 당당하게 자리잡은 중견기업이다.

최근 4년간 매출추이를 보면 97년 7백57억원,98년 8백78억원,99년 1천1백45억원,2000년 1천3백27억원 등 매년 15%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순이익도 지난 97~98년도의 20억원대에서 99년과 지난해엔 70억원대로 한단계 뛰어올랐다.

한국코아가 견조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은 제품 기술력을 대기업으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유 사장은 "삼성전기 LG전자 등 모터 생산업체가 한국코아로부터 주문을 계속해서 늘리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등으로부터 받는 자동차 모터용 코어 수주는 한국코아가 거의 독점하고 있다.

한국코아는 이러한 안정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코어시장 확대와 정보통신 부문으로의 사업다각화가 한국코아가 추진중인 두가지 역점사업이다.

한국코아는 남북 경제교류가 활성화될 경우를 대비해 북한시장에 이미 진출했다.

유 사장은 지난 3월 북한을 방문해 남포 남산전기공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승인받았다.

최근엔 코어 설비 라인 2기를 남산전기공장에 설치했다.

유 사장은 "현재 연간 3만t에 불과한 북한의 전기강판 사용량은 향후 5년내 30만t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북한시장의 선점을 위해 투자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한국코아는 또 일본업체와 손잡고 중국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가와사키제철 계열의 가와데쓰쇼지가 중국 청도공장을 공동경영하자고 제의해와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유 사장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가와데쓰쇼지가 자금과 마케팅을 맡고 한국코아는 기술과 생산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정보통신 부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94년 사업부문을 떼내 자회사로 만든 미래통신에 최근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유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에어포스트"등 무선 증권단말기를 개발한 김인배씨를 사장,무선인터넷협회(MITA)부회장인 강승훈씨를 부사장으로 스카웃했다.

EMS(위탁생산)무선전화기 MP3 PDA등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미래통신은 지난해 1천1백43억원의 매출액 및 76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미래통신은 내년부터 CDMA단말기,2003년부터 IMT-2000단말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미래통신은 5월중 벤처캐피탈등 기관투자가로부터 투자를 마무리짓고 올 연말이나 내년초께 코스닥시장에 등록할 계획이다.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어 내수시장에 주력해온 한국코아가 북한 중국 등 신규시장과 통신사업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