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시 외곽에 "제2의 로슬린 연구소(복제양 돌리를 선보인 영국 연구소)"를 꿈꾸는 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면역관련 신약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는 바이오벤처 씨트리(대표 김완주.www.c-tri.com)가 그 주인공.

지난 98년 용인 명지대 내의 연구 센터에서 6명의 연구원으로 출발한 이 업체는 지난해 남양주 공장과 수원대내 중앙연구소를 열어 직원을 70여명으로 늘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19억2천만원으로 이 가운데 연구개발에 쏟아부은 금액이 17억원이었다.

씨트리가 가장 큰 재산으로 꼽는 것은 단.중.장기에 걸친 치밀한 사업계획.

하나의 아이템으로 반짝 성공을 바라는 벤처와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대목이라고 회사측은 강조한다.

단기 과제는 계란항체개발이다.

기존에 항체 실험에 사용되던 쥐나 토끼 등 포유류 동물 대신 계란을 매개로 항체 개발을 하는 것이다.

이 아이템은 김 대표의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대표적인 사례.

김 대표는 포유류의 경우 실험에 사용한 뒤 처분할 수 밖에 없어 동물보호라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비용도 많이 든다는 것을 감안해 이를 대체할 방법을 구상해왔다.

그러던 중 조류의 경우 알을 통해 번식하므로 이를 이용하면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

여기서 탄생한 것이 바로 위염 십이지장염 등을 고칠 수 있는 난황분말첨가제 "닥터 IgY"와 "락토IgY".

위염과 십이지장염의 원인균을 닭에 주입시켜 닭이 이들 질병에 대한 면역이 있는 항체를 포함한 달걀을 낳게 되는 원리를 이용했다.

이 제품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정밀기술진흥대회에서 중소기업청장상과 산업자원부 최우수 바이오벤처상을 수상했다.

씨트리는 장기적으로 사람의 유전자를 이식한 형질전환 닭을 만들어 그 닭이 낳은 계란을 통해 희귀 호르몬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과 면역조절과 억제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세계 최초로 조류를 복제해 "한국의 로슬린 연구소"가 되는 것도 이 업체의 바람이다.

이 업체의 또 다른 강점은 탄탄한 연구개발 인프라다.

우선 지난해 입주한 남양주 생산공장은 세계적인 제약회사 바이엘이 생산기지로 쓰던 공장으로서 국제 표준을 엄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기도 최첨단 독일제라는 것.

수원대내에 있는 중앙연구소는 신약개발실 생명공학연구실 등 프로젝트별로 분리돼 있으며 국내 정상급 연구원 30여명이 포진해 있다.

이들이 지금까지 획득한 특허건수만도 18건에 이른다.

국제적인 연구개발 네트워크 활용에도 적극적이다.

독일 뮌헨대의 로트만 교수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첨단기술 개발에 착수했고 독일 약학대 교수협의회의 비르레베 회장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단도 있다.

이번달엔 독일 레겐스부르크에 현지법인을 세워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031)226-0541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