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만큼 역사에 관심이 많은 민족도 없다.

근대사나 현대사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도 단군조선 고구려 백제 신라 등 고대사에 대한 관심은 지대한 것을 실감할 때가 많다.

우리의 고대사가 그만큼 찬란했고 근·현대사는 보잘 것 없었던 탓일까,아니면 우리의 국사교육이 잘못된 때문일까.

정확한 국사지식은 국민의 성숙한 의식을 함양시키고 애국심을 길러주는 첩경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각급학교 교과과정에 자국사를 넣어 교육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국의 과거를 ''있는 그대로'' 올바르게 인식해야만 가능하다.

그래야만 역사학의 정도인 국민의 합리적 판단과 비판적 정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일본처럼 민족의 기원을 조작하고 선조의 업적을 미화하는 것이어서는 안된다.

우리도 제3공화국 이후 국사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해 초·중·고에 국정 국사과목을 개설하고 대학에서도 교양필수로 가르쳤다.

각종 국가고시에도 국사는 필수과목이었다.

그것이 잘못된 판단은 아니었지만 국사교육이 다소 민족주의적 색채로 기운 때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군사독재의 부정적 일면이었다.

문민정부에 들어서 세계화 바람이 몰아치면서 국사가 사회과목으로 편입되자 국사교육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학의 교양국사는 없어진지 오래고 내년부터 시작되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사는 초·중·고1년 까지만 주1시간씩,고2 고3은 근·현대사를 선택과목으로 배우게 돼 있다.핵심인 근·현대사는 더 멀어지게 된 꼴이다.

프랑스는 의무교육기간(6~18세) 전과정에 국사과목이 필수이고 미국 대부분의 주도 초·중·고에서 미국사를 배운다.

세계화시대라지만 선진국들은 오히려 국사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가 일본 교과서 왜곡사태를 계기로 각종 국가고시에 국사과목을 넣는 것을 검토하는 등 국사교육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국사교육이 강화될 리는 없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학생들에게 획일화된 역사해석을 강요하지 않도록 검인정제도 도입 등 국사교육을 강화하는 종합대책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