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수기"가 사라지고 있다.

4월은 중.고등학교 중간고사가 있는데다 봄나들이가 잦아지면서 1년중 극장가가 가장 한산한 달이지만 올해는 관객동원성적이 평년 성수기에 필적하고 있다.

전국에 6개의 멀티플렉스 극장을 운영중인 CGV(대표 박동호)에 따르면 지난 4월1일부터 30일까지 한달동안 CGV를 찾은 관객은 1백5만명에 달했다.

한달 관객수 1백만명 돌파는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는 여름철 성수기(지난해 평균 1백22만명)에 육박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관객수는 43만명(서면CGV,대한시네마 오픈 이전 수치)에 불과했다.

4월 좌석점유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강변CGV의 경우 4월 좌석점유율은 평균 50%를 밑돌았지만 올해엔 70%에 이르렀다.

CGV뿐 아닌 메가박스,서울극장같은 주요 극장들도 비슷한 수준의 관객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4월 극장들이 승승장구하는 가장 큰 동력은 "친구"(감독 곽경택.제작 씨네라인II)의 흥행돌풍이다.

4월 CGV관객 1백5만명중 57%에 해당하는 59만명이 "친구"관객이었다.

특히 부산 인천등 지방에서는 "친구"관객 비중이 더 높았다.

"친구"의 매진사례는 함께 상영중인 영화들의 관객 증가에도 한몫을 했다.

"친구"를 보러 극장을 찾은 관객들중 표가 없을 경우 "어쩔 수 없이" 다른 영화를 관람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

"친구"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받았지만 "조용히" 전국관객 1백만명을 넘긴 영화 "선물"(감독 오기환.제작 좋은영화)의 흥행도 전체 관객몰이에 큰 힘이 됐다.

영화계에서는 배급사들이 흥행기대작을 경쟁작이 적은 비수기에 풀어 "크게 먹는" 전략을 구사하게 되면서 연중 흥행분포도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관례상 설 대목이 끝나고 여름철 특수가 시작되기 전까지의 "비수기"에는 성수기를 잡지 못한 작은 영화들이 주로 걸렸다.

하지만 올해는 설연휴가 끝난 후에도 메이저 영화들이 계속 간판을 올렸다.

2월초에 개봉된 "캐스트 어웨이"가 대표적이다.

뒤이어 "번지점프를 하다""트래픽"같은 화제작들이 속속 개봉돼 흥행경쟁을 늦추지 않았다.

"작품성"이나 "흥행성"만 뒷받침된다면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는 시즌에 합류해 혈투를 벌이기보다 "비시즌"에 오히려 더 유리한 성적을 거둘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덕분에 2월중 개봉을 잡아뒀던 "여우령""하나코"등은 무더기로 개봉일이 연기됐다.

이밖에 극장들이 올해 조조할인등 차별화된 마케팅을 내세운것도 관객증가에 일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CGV 박동호 대표는 "앞으로도 한국영화 전용관 운영이나 제작사와 연계한 현장 마케팅 강화를 통해 비수기를 개발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