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집 근처의 은행에 들러 통장정리를 했다.

그랬더니 ''2001년 3월15일부터 매일 잔액 50만원 미만은 이자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통장에 찍혀 나왔다.

언론보도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미리 알고 있기는 했지만 무척 기분이 나빴다.

당시 통장에는 30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 잔액으로 남아 있었다.

시중은행들이 단합이라도 한듯 예금잔액이 소액인 경우 이자를 못주겠다고 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10만원 미만의 잔액에 대해선 오히려 계좌유지비를 내라는 곳도 있다니 이는 고객을 무시하고 소액을 하찮게 여기는 은행의 횡포가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푼돈 모아 목돈 이룬다며 애걸복걸 예금하라고 할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소액 홀대라니 어처구니가 없고 서글퍼지기만 할 뿐이다.

대출이자는 자꾸 올리면서 예금이자는 내리거나 아예 없애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은행대출 등에 따른 절차와 서비스가 별반 나아진 것도 아니다.

외국계 은행들의 수준높은 서비스에 고객을 빼았기다보니 국내 은행들이 급기야 그 손실을 소액예금 무이자 등의 얄팍한 편법으로 만회하려는 것같아 마음이 씁쓸하다.

외국계 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힘써줬으면 좋겠다.

박동현 < 서울 관악구 봉천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