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는 지난 3월 ''구조조정은 끝났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조조정이란 전세계적이며 지속적인 과정이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란 창조적인 파괴''라고 표현했다.

이것은 모든 경제 및 기업들이 성공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야 하며,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키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경기 둔화 및 닷컴 거품의 붕괴에도 불구하고 미국경제는 여전히 규모면에서 독보적 위치에 있는데 그것은 다음 두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 미국은 유럽 및 세계 어떤 나라보다 훨씬 이른 1980년대 말에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둘째, 노동시장, 기업 지배구조 그리고 자본시장으로 이루어지는 미국의 제도적인 구조는 훨씬 유연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을 가능케 했다.

구조조정은 고통이 따른다.

구조조정은 또 과거 성공의 핵심이 되었던 요소들을 돌연 ''문제의 근원''으로 인식하게 하고, 그 결과 실직을 초래하며, 종종 문제의 핵심과는 관계 없는 이들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크게 고통을 겪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지연하거나 미흡하게 함으로써 발생되는 손실은 막대하다.

한국 정부(납세자)는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을 위해 이미 1백50조원 가까이 썼으며, 은행의 개인 주주들은 엄청난 투자손실을 겪어야 했다.

그나마 발생한 이익도 부실 대출 상각을 위해 사용되는 것을 지켜보아야 했다.

개인적으로 보았을 때 한국은 IMF 위기 이후에 많은 개혁을 단행했지만,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측면에서 다른 국가와 비교하면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가 최근 아시아 각국을 기업지배구조와 투명성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결과 한국은 기업지배구조에 있어서는 중국과 인도네시아의 뒤를 이어 최하위를 기록했다.

투명성 부문은 중국 한국 인도네시아 태국 순으로 최하위에서 세번째를 기록했다.

비효율적이며 불투명한 경영 관행은 한 국가와 그 국민들의 복지를 감소시키는 과도한 세금과 같다.

부적절한 기업지배구조로 인한 손실을 미래수익 및 배당.성장에 바탕을 두고 한국주식시장의 적정가치를 계산하는 모델을 이용해 수치화하면 다음과 같다.

향후 10년간 10%의 수익성장, 다음 15년은 7.5%, 그리고 그후에는 5%의 영속성장을 가정했을 때 KOSPI지수 650의 수준은 7%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의미한다.

최근 자료에 의하면 미국 주식시장의 장기기대리스크 프리미엄은 3.5%정도 된다.

위 모델에 의하면 3.5%의 리스크 프리미엄의 경우 KOSPI 지수는 1,500정도 돼야 하는데 이는 시장의 현재가치보다 1백30% 정도 높은 것이다.

비효율적인 경영과 불투명성, 그리고 열악한 기업지배구조는 높은 수준의 리스크 프리미엄을 초래한다.

KOSPI 주식의 시장가치가 2백조원에 달하는 것을 볼 때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의 부족으로 2백50조원 가량의 손실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금융부문 구조조정을 위해 사용된 1백50조원보다 큰 금액이다.

물론 사회적 비용은 주로 근로자 및 실직자들에게 부담되는 반면,기업 구조조정으로 얻어지는 2백50조원 가량의 이익은 주로 주식 투자자 및 부유한 개인에게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견해는 근시안적이다.

왜냐하면 ''효율적인 기업''은 첫째, 기업을 보다 건실하게 하고 보다 높은 경제 성장을 가져올 것이므로 더 많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줄 것이다.

둘째, 보다 높은 수익을 올려 공공지출의 재원이 될 세입을 늘려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재무상 위기의 위험을 줄여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드는 사회적 비용을 절약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또 금융부문의 위기해소를 위해 납세자들의 돈으로 1백50조원 이상을 지출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해줄 것이다.

◇ 필자 약력 =△독일 괴테대 사학과 △괴테대 경영학 박사 △알리안츠제일생명 자산운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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