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은행들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부동산투자신탁 등을 팔면서 고액 예금자에게만 사전예약을 받아 일반고객들로부터 차별대우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2백50억원 규모의 부동산투자신탁상품을 판매 시작과 동시에 모두 팔았다.

판매일 이전에 프라이빗뱅킹(PB) 시스템을 이용해 VIP 고객들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미리 상품청약을 받아둔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만기가 짧은 1년짜리와 1년6개월짜리는 모두 사전예약이 됐고 일반 투자자들은 만기가 31개월로 긴 상품만 일부 청약할 수 있었다.

외환은행이 최근 판매했던 ''원금보장형신탁'' 상품도 VIP 고객에게만 팔린 상품이다.

이 상품은 국공채에 80% 이상을 투자해 원금을 보장하고 나머지 자산으로 파생상품이나 주식에 투자, 수익률을 올리는 상품이다.

외환은행은 상품 판매사실을 공개하지 않고 주요 우수고객에게만 사전 예약을 받아 1백75억원 규모의 펀드를 모았다.

반면 국민은행은 이달초 2백50억원 규모의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판매하면서 판매일 4일전에 미리 언론을 통해 알려 일반투자자들도 투자할 수 있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투자신탁은 펀드 규모가 적기 때문에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먼저 마케팅을 하면 일반고객들은 상대적으로 투자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