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의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시스템 구축 사업권을 획득함으로써 중국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따낸 물량이 기대치에 못미친다는 분석도 있지만 위축된 내수시장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이동통신 관련산업 전반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동안 중국은 마지막 남은 통신의 황금시장으로 일컬어져 왔다.

특히 이동통신의 경우 작년에 중국의 이동전화 가입자수는 전년에 비해 무려 67.7% 증가를 보일 정도로 폭발적 성장속도를 나타냈다.

세계 각국의 통신업체들이 중국으로 몰리는 이유도 이러한 성장속도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중국 연합통신의 CDMA 시스템 입찰은 무엇보다도 그동안 GSM(유럽방식)이 지배하던 중국시장에서 CDMA 관련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다는 것을 말한다.

이는 서비스와 제조부문 모두에 큰 의미를 가진다.

CDMA 서비스 확대로 유럽방식과 미국방식간 경쟁에 변수가 될 수 있는데다 세계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는 단말기 등 제조부문의 활성화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것은 국내 CDMA 관련 장비 및 부품업체들에는 분명 희소식이다.

이번 입찰이 시스템 구축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금년 중반부터는 단말기 입찰이 예정돼 있다.

CDMA 단말기 세계시장의 53.6%를 점유할 정도로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업체들로서는 또 다시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어쩌면 무선통신기기 수출 1백억달러 달성도 중국변수로 인해 훨씬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가지 유의할 것은 이번 삼성전자 입찰성공이 가져올 단기적인 파급효과에만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중국이 WTO 가입을 앞두고 있지만 광활한 시장규모를 활용한 중국의 협상력은 결코 과소평가할 수 없다.

중국의 CDMA 도입 배경에는 일부 대도시에서 GSM 설비 용량이 초과된 현실적 이유도 있겠지만 차세대 IMT-2000 표준을 감안한 전략적 고려도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실제로 중국은 1세대와 2세대는 외국에 의존했지만 제3세대 만큼은 자체개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독자적 서비스방식(TD-SCDMA)에 기울이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앞으로 제4세대 방식까지 염두에 두고 서비스와 제조부문 양쪽에서의 기술협력 등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중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방안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