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방조제 공사의 찬반 논란이 일어나면서 방조제 축조 이후 방조제 바깥에 새로운 갯벌이 형성될 것인가 아닌가가 큰 쟁점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의 황허와 양쯔강에서 퇴적물이 흘러들어와 새만금방조제 외곽에 현재보다 더 빠른 속도로 퇴적물이 쌓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방조제 외곽에 황허와 양쯔강의 퇴적물이 흘러와 쌓일 것이란 주장은 맞지 않다.

한국해양연구원이 실시한 ''황해 퇴적물 이동 현상''에 대한 3년간의 연구결과와 중국 국가해양국 제1해양연구소와 공동으로 2000년 4월과 2001년 4월에 개최한 황해퇴적물 이동현상에 대한 심포지엄및 토론회 내용을 분석해 보면 황허와 양쯔강의 퇴적물이 새만금으로 흘러 들어온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 두 강의 퇴적지는 서해가 아니라 발해와 동중국해이기 때문이다.

황허 퇴적물의 90%는 강 하구에, 나머지 9%는 발해에, 1%는 발해해협을 지나 산둥반도를 따라 중국연안에 쌓인다.

연간 11억t의 퇴적물이 황허로 유출된다고 보도됐지만 이 기록은 황허 상류 2백㎞ 지점에서 유량과 퇴적물량이 가장 많았던 1960년대의 것이다.

그 이후로는 퇴적물 이동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97년에는 물과 퇴적물이 황허 하구로 유출되지 않은 날이 연간 2백26일이나 됐다.

퇴적물의 규모도 60년대는 연간 90㎦이던 것이 70년대는 연간 25㎦로, 97년에는 1.8㎦로 줄었다.

현재는 60년대에 비해 5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황허 퇴적물 양은 이제 연간 2천만t 정도만 발해로 유출되고 있다.

더욱이 이 2천만t의 90%인 1천8백만t은 황허 강 하구에서 쌓이고 나머지 1백80만t만이 발해에 쌓인다.

양쯔강도 황허와 별 다른 차이가 없다.

연간 5억t의 양쯔강 퇴적물 가운데 90%인 연 4억5천만t이 강 하구에 쌓인다.

나머지 5천만t의 99%는 양쯔강 남단 연안을 따라 이동해 긴 뻘 퇴적대를 형성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중국 과학자들을 포함한 여러 학자들의 논문으로 발표되었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연구 결과에선 서해중앙부에도 황허 기원의 퇴적물을 발견하지 못했다.

오히려 침식 토양층을 발견했다.

이것은 서해중앙엔 커다란 소용돌이가 있어 부유퇴적물의 이동을 제한해 퇴적물들이 대부분 중국 연안에 집중적으로 쌓이게 했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지속적인 가뭄과 사막화 현상, 그리고 중국정부의 수자원보존정책과 물 사용량의 증가도 퇴적물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비해 압록강 대동강 한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등의 퇴적물은 서해로 직접 유입되므로 발해에 위치한 황허나 동중국해로 놓여 있는 양쯔강보다 그 영향이 더 크다.

현재 동진강과 만경강에서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퇴적물은 새만금방조제 축조가 끝나면 차단된다.

때문에 새만금은 이들 강의 영향도 심하게 받지 않는다.

한강과 금강도 수위조절을 포함한 인공적인 조절로 퇴적물의 공급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감소했다.

이러한 사실들은 새만금방조제 외곽에 형성될 수 있는 새로운 갯벌의 가능성을 희박하게 만든다.

결국 새만금을 포함한 한국 서해안의 새로운 갯벌형성의 퇴적물 기원을 황허와 양쯔강으로 언급하는 것은 과학적 근거로 볼 때 맞지 않다.

축조과정에 형성되는 새로운 갯벌들은 지형적인 위치와 관계될 것이다.

그 퇴적 기원은 방조제 주변 퇴적물 침식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런 퇴적 및 침식과정들을 좀 더 명확히 알기 위해선 새만금 주변연안과 황해 전체를 연계하는 구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hilee@kordi.re.kr

◇ 필자 약력 =△서울대 해양학과 △미국 델라웨어대 해양지질학 박사 △미국 네브래스카대 지질학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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