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능력인증시험'' (KET. Korean Efficiency Test)이 생겼다는 소식이다.

언어문화연구원(이사장 이기문 서울대명예교수)이 개발한 것으로 토익(TOEIC)시험처럼 읽기 듣기 쓰기 실력을 측정해 영역별 등급인증서를 발급, 입시나 취업 서류로 쓰도록 하고 축적되는 자료는 어문정책에 활용하리라 한다.

오는 5월20일 첫 시험을 치른다니 두고 봐야겠지만 너무 황당한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지 걱정스럽다.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층의 국어실력에 관해선 눈과 귀가 의심스러운 얘기가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대에서 ''대학국어'' 수강 신입생 3백여명에게 국어시험을 실시했더니 80%가 낙제생(1백점 만점에 50점미만)이었다고 하거니와 또다른 조사에선 본인과 부모의 이름을 한자로 못쓰는 학생이 20%였다는 발표도 나왔다.

청소년의 우리 말.글 사용이 엉망이라는건 사실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학교에서조차 영어에 밀려 국어가 푸대접을 받는데다 문법과 맞춤법을 무시한 방송용어, 취직시험에서의 국어과목 철폐, 인터넷상의 마구잡이 표현 때문에 이대로 가면 부모 자식간 의사소통마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대두됐다.

조아(좋아) 마니(많이) 추카(축하)는 소리나는 대로 쓴 것이라 쳐도 모냐(뭐냐) 알쥐(알지) 할껀가여(할건가요)처럼 기준이 모호한 말투성이인 탓이다.

서울대의 경우 올부터 국어교육을 강화하겠다지만 대학에서 기초 국어를 가르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영국은 초등학생의 읽고 쓰기 교육 강화를 교육개혁 목표 1위로 삼고 있고 프랑스와 스위스는 초등학생들에게 교과서 외에 산문과 신문기사를 읽고 발표하게 하는 등 모국어의 발음과 이해, 표현능력 교육에 심혈을 기울인다.

폴란드와 루마니아는 상표의 모국어사용을 의무화하겠다고 나섰고 유럽연합은 막대한 비용에도 불구, 모든 회원국 언어를 공식언어로 하겠다고 밝혔다.

말과 글은 정신을 지배한다.

국제경쟁력 강화도 좋지만 국어보다 외국어를 더 열심히 가르치는 건 분명 어딘가 잘못됐다.

국어교육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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