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올들어 내번째로 이뤄진 이번 금리인하에 따라 미국주가는 물론이고 세계주가가 모처럼 동반 급등했다.

미 연준리가 이처럼 금리인하를 전격 단행한 것은 미국경제의 추가적인 하락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의지의 표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미국경제는 연초부터의 연이은 금리인하에 따른 부분적인 호전조짐에도 불구하고 결코 낙관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 연준리의 발표문에도 언급했듯이 미국경제는 재고조정, 소비지출 및 주택판매에 있어 부분적인 호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불확실한 사업전망으로 투자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낙관을 불허하고 있다.

여기다가 자산가치의 하락에 따른 소비감소와 세계경제의 침체가 가속화될 경우 미국의 경제활동은 감내할 수 없을 정도로 위축될 위험이 여전하다는 것이 연준리의 판단이기도 하다.

대외여건의 급격한 악화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우리로서는 이번 미국의 금리인하가 반가운 소식임에는 분명하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 주가와 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우리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환율안정이나 경기회복 심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어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환율도 1천3백원 이하로 급락한데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미국 금리인하가 우리 경제에 미칠 긍정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이고도 단기간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미국경제가 이번 금리인하를 계기로 바닥을 확인하고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낙관만 할 수 없는데다 우리 경제내부에도 수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극도로 위축돼 있는 투자심리를 어떻게 회복시킬 것이냐가 최대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향후 금리정책에 자연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겠으나 금리인하로 투자심리를 회복시키는데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지금도 초저금리 정책을 쓰고있는 점을 감안할 때 투자부진은 금리의 문제라기 보다는 구조조정 지연과 불투명한 경기회복 전망에 따른 불확실성이 주된 이유라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의 금리인하로 조성된 대외여건면에서 호재를 국내 경기회복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 제거 노력과 함께 금리정책 보다는 재정측면에서 경기대응 노력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