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전쟁에 참가했던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귀국, 중요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바로 ''아이낳기-''.

2차대전이 끝난 후 1946년 10월까지 출산율이 50% 증가했고 그해 말까지 무려 3백40만명의 아기가 태어났다.

이렇게 해서 46∼64년에 태어난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7천6백여만명으로 전 인구의 29% 정도다.

이들의 선봉대는 이제 55세로서 인생에 있어서 최고 전성기에 다다랐고 이들이 노후를 위해 축적한 자산도 상당한 규모에 달한다.

''신경제''로 요약되는 90년대 후반기의 미국 주가상승은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축적한 개인자산이 상당 부분 주식시장에 투입됨으로써 가능했다는 분석이 있다.

이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하면 개인자산을 주식시장에서 빼내 안전한 채권시장으로 옮기기 시작할 것이므로 미국 주식시장의 상승여력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어쨌든 이들은 행복한 편이다.

소위 ''401k플랜''으로 대표되는 기업연금제도를 통해 자산을 축적하고 이를 상당부분 주식에 투자해 몇배씩 불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6.25전쟁 후 5년간 출생률은 전쟁 전보다 10%, 전쟁중보다 25% 높아졌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는 대략 55년부터 6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가리킨다.

이들의 나이는 현재 35세에서 45세.앞으로 30년 정도 지나면 이들은 모두 노령인구로 진입하게 된다.

이로 인해 지금은 노인 1명이 경제활동인구 10명으로부터 부양받는 형태지만, 2030년이 되면 경제활동인구 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형태가 된다.

젊은 층의 부담은 자꾸 가중돼 힘들어지고 노인층 쪽에서는 각종 혜택이 줄어들면서 불만이 누적될 것이 뻔하다.

우리사회의 노령화속도는 매우 빠르다.

65세이상 노인인구 비중이 7%를 넘는 경우를 지칭하는 ''고령화사회(aging society)''에 진입한게 2000년인데 이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하는 것은 2022년이다.

노인문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재원이다.

기본적으로 각 개인이 젊은 시절에 노후에 대한 준비를 잘 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유인책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노년의 중요성에 대한 공익광고를 제대로 본 기억이 없다는 사실은 유감이다.

그러나 이러한 초보적 유인책은 둘째이고 역시 연금제도의 정비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연금제도는 기업이 좀 부담이 되더라도 퇴직금을 기업연금으로 완전 전환해 기업의 통제권밖에 있는 펀드로 편입하도록 하고 있다.

이 연금이 주식시장에 일부라도 유입되면 우리도 주식의 장기투자비율이 늘어나고 증시투자의 기관화가 달성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나아가 경제상황의 호전과 맞물리면 미국처럼 주가가 상승하는 신경제를 구가할 수도 있다.

물론 이 자금의 주식운용에 대해서는 ''특별한 위험관리수단''이 전제되어야 한다.

국민연금의 경우 기초적인 생활보장밖에는 책임질 수 없을 것이므로 한시 바삐 제대로 된 기업연금제도를 도입해 공적연금의 한계를 극복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그외에도 연금을 제외한 개인자산축적을 유도하는 각종 제도적 장치의 마련, 줄어들 젊은층 노동력을 대체하는 노인층에 대한 취업교육, 노인전문의료서비스 확충 등 과제는 산적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재정은 어떤가.

1백60조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공적자금의 원금과 이자부담으로 인해, 또 갑자기 악화된 의료보험재정으로 인해 재정수요는 팽창하는데 경기악화로 세수는 이를 못좇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 부담 때문에 앞으로도 국가가 사회보장을 위한 재원을 여유있게 마련할 형편이 아니다.

재정의 여유가 없을수록 정부는 미리 이 사실을 국민들에게 주지시키고 각종 유인책을 마련하면서 조금씩 미리 미리 준비해야 한다.

나중에 가서 보자는 심정으로 접근하다가는 우리사회는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chyun@wh.myongj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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