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철 < 서울여대 경영학과 교수 >

TV홈쇼핑 시장에 변화의 물결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기존 2개 업체가 사이좋게 나눠먹던 시장에 3개 업체가 새로 진출,진정한 경쟁체제로 돌입하기 때문이다.

이들 5개 업체를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이 3개이고 중소기업이 2개다.

숫적으로 봐서 아무래도 대기업으로 세력균형이 기울 가능성이 크다.

신규 업체들의 공세에도 불구,단기간에 후발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대폭 끌어올리기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LG홈쇼핑의 선두 자리 유지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방송을 내보낸뒤 1년쯤 지나면 3개의 신규 사업자들이 시장의 20~2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목되는 것은 신규 사업자인 연합홈쇼핑(가칭).

현대백화점이 주축이 된 컨소시엄이다.

백화점이란 오프라인 사업과 연계,해외 명품들을 주력으로 홈쇼핑 고객 잡기에 나설 경우 기존 업체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들 상품은 고가여서 적은 수량으로도 일시에 매출을 대폭 끌어올려주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은 자산기준 26위의 대기업집단에 편입된 터여서 홈쇼핑 호텔 소매금융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면서 홈쇼핑 업계 2위 탈환을 지상목표로 밀고 나갈 가능성이 크다.

기존업체와 후발업체의 공방전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기존 업체들은 상품주문만 받던 인바운드 콜 위주에서 공격적인 아웃바운드 콜까지 활용하려고 들 것이다.

그리고 카탈로그를 통한 판매비중을 늘리려고 할 것이다.

이에대해 신규 업체들은 광고비 투자와 가격할인을 통해 시장점유율 늘리기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신규업체의 기존업체 인력에 대한 스카웃 전쟁,신규업체의 기존업체 공급라인 절단의 시도,그리고 호화명품이나 유기농산물 등 틈새상품도 선보게 될 것이다.

LG홈쇼핑의 경우 그룹의 지원이 더해지면 생활용품과 전자 제품의 판매비중을 현재의 30%선에서 40%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생활.전자 전문 홈쇼핑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가장 큰 변수는 롯데의 움직임.

유통전문기업으로서 확고한 의지를 가진 롯데의 홈쇼핑시장 재진입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05년께에 TV 홈쇼핑시장이 약 2조5천억원대로 증가하고 연합홈쇼핑의 매출이 3천억원을 넘어서면 롯데는 현대백화점이 주축이 된 연합홈쇼핑을 견제할 필요성을 느끼게 될 것이다.

또 이때쯤엔 홈쇼핑 시장 진입을 갈구하는 롯데 및 신세계와 기존 업체들 사이에 4,5위 업체에 대한 인수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으로 생각된다.

작년 겨울에 국내 진출을 노렸다가 유보상태에 들어간 외국계 업체들도 기존 업체의 인수에 나서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인수가 현실화될 경우 오는 2006년께에는 약 3개 안팎의 업체가 경쟁하는 시장으로 재정비될 것이다.

만약 3파전의 과점화된 시장이 현실화된다면 1위는 1천억원 이상의 순익을 낼 공산이 크다.

2위는 4백억원,3위는 현상유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때쯤 되면 국내 전체 가구의 65% 정도가 1년에 한번 이상,가구당 약 25만원 정도의 홈쇼핑 구매를 하게 될 것이다.

국내 홈쇼핑 시장의 성숙기가 도래하는 셈이다.

이같은 홈쇼핑 3국시대는 상당기간 고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