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공지능(AI) 전문가들이 AI 용어, 평가 방법 등 국제표준을 개발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리고 있는 ‘제13차 인공지능 국제표준(JTC 1/SC 42) 총회’에서다. 우리나라가 AI 국제표준안을 작성하는 국제회의를 유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지난 2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13차 인공지능 국제표준 총회’를 개회했다고 23일 밝혔다. 40여 개국 약 270명의 AI 전문가가 참여하는 가운데 오는 26일까지 대한상의에서 진행된다. 국표원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유일한 국제표준화 기구인 ‘AI 국제표준화위원회(ISO/IEC JTC1 SC42)’와 공동으로 주최했다.이 위원회는 국제표준화기구(ISO)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가 2017년 합동으로 설립했다. 현재 64개국 7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이 중 국제표준안을 작성하는 작업반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일본 등 40곳이다. 진종욱 국가기술표준원장은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국내 기업은 해외 선도국이 만든 표준에 맞춰 제품을 생산하고 수출해야 하므로 불리한 입장에서 경쟁을 펼치게 된다”며 “이번 국제회의에서 AI를 전 산업에 적용·확대하도록 지원하는 표준화 자문조직(AG) 신설을 제안했다”고 말했다.총회 기간 위원회는 생성형 AI 윤리 문제, AI 신뢰성 평가, AI 성숙도 모델, AI 경영시스템 가이드 등 산업계가 주목하는 AI 관련 국제표준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국내외 민간 기업의 관심도 높다.최해련 기자
상하이 푸둥지구에 있는 첨단 과학기술단지인 창장하이테크는 중국 반도체산업의 ‘심장’으로 불린다. 최고급 주택단지를 지나자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중신궈지(SMIC) 본사와 파운드리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와 함께 ‘반도체 원조’로 통하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에서 일하다 2000년 SMIC를 세운 장루징 회장은 2021년 이곳에 89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했다.SMIC는 이곳에서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과 바이두, 텐센트, 샤오미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칩을 생산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로 올리겠다고 선언한 중국 정부는 SMIC 등 중국 파운드리 3사의 파운드리 라인을 올해까지 31개 증설한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생산능력 기준 중국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2026년 26%로 대만(44%)에 이어 2위에 오를 전망이다. 일단 질(質) 대신 양(量)을 앞세워 미국의 반도체 제재 장벽을 뚫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파운드리 기술 격차 1년 이내로국유기업인 SMIC의 실체는 거의 알려진 게 없다. 기술 탈취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도체 자립화를 추진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만 난무할 뿐이다. 고성능 AI칩 등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미세공정에 필수 장비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가 SMIC에 마지막으로 들어간 게 2020년이다. 10나노 이하 공정은 꿈도 못 꾸게 하겠다는 미국의 ‘절명수(絶命手)’였다.하지만 SMIC는 화웨이의 최신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에 들어갈 5나노급 칩을 조만간 양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하이에 짓고 있는 300㎜ 웨이퍼 라인이 이를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저사양 버전인 ‘틱톡 라이트’가 유럽연합(EU)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를 받게 됐다. 틱톡 라이트의 핵심인 보상 프로그램이 중독성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EU 집행위원회는 22일(현지시간) 자료를 내고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이 플랫폼의 중독성을 비롯해 초래되는 위험에 대한 사전 평가 및 효과적인 위험 완화 조치를 시행하지 않은 채 출시됐다”며 공식 조사 절차를 개시한다고 밝혔다.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은 이용자가 영상을 시청하거나 ‘좋아요’ 클릭, 팔로, 친구 초대 등을 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포인트는 바우처나 기프트 카드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최근 프랑스, 스페인 등에서 만 18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도입됐다.틱톡 등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은 DSA에 따라 EU에서 서비스 출시 전 사전 위험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집행위는 틱톡이 이를 제출하지 않고 해당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지적했다. 집행위는 “DSA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사용자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피해를 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집행위는 23일까지 관련 보고서를 내고 다음달 3일까지 추가 정보에 대한 답변을 회신하라고 틱톡 측에 요구했다. 제출 기한을 넘기면 연간 매출의 최대 1%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하루 평균 매출 혹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각각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집행위는 틱톡이 반론을 제대로 못 한다면 위험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EU 27개국 전역에서 보상 프로그램 사용을 잠정 금지할 것으로 알려졌다.DSA는 온라인상의 유해 콘텐츠·허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