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층이 각기 다른 대형 백화점과 동·남대문 재래시장 매출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는 것은 소비경기에 청신호가 켜지는 조짐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형 백화점의 봄 세일기간 매출실적이 지난해 같은 때에 비해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한 것에 대해선 유통업계에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예상의 2배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재래시장 상인들도 기대 이상이란 반응이다.

두타 밀리오레 등 동·남대문 패션쇼핑몰들은 이달들어 봄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백화점 세일 결산=롯데 현대 신세계 등 대형 백화점들은 하루 평균 매출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16∼22% 늘어난 실적을 올렸다.

이는 영업 실무자들의 예상치를 2배 정도 웃돌고 있다.

움츠러들었던 소비심리가 점차 기운을 차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이를 본격적인 소비 회복으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게 백화점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세일 중반에 닥친 더위가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큰 몫을 했다.

선글라스 샌들 모자 핸드백 화장품 민소매셔츠 등 여름용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졌다기보다는 날씨가 장사를 도운 셈이다.

세일기간이 짧은 것도 손님이 집중적으로 몰린 원인이 됐다.

세일기간은 올해 11일간으로 지난해보다 6일 짧았다.

현대백화점 영업전략실 김길식 차장은 "세일기간중 공휴일이 세번이나 있었다는 점과 기온상승에 따른 실적증가 효과를 뺀 매출증가율은 7∼8% 선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재래시장 경기도 호조=시장상인들은 지난해 하반기 내내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재래시장 매출이 지난 2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회복세가 더 뚜렷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초부터 하루 매출이 지난해 4·4분기에 비해 30%까지 늘어나는 일이 흔하다는 것이 상인들의 이야기다.

밀리오레에서 남성복 매장 ''스킨''을 운영하고 있는 김수현 사장은 "이달들어선 피크타임인 오후 7∼10시에는 손님들이 발 디딜틈 없이 몰리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며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선 내방객 수나 매출액이 30%이상 늘어났다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문 상권도 아동복 상가를 중심으로 활기를 띠고 있다.

남대문 메사 3층 아동복 매장의 송종섭 운영위원장은 "아동복은 숙녀복 남성복보다는 못하지만 경기가 조금씩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난해 4·4분기와 비교해 점포당 평균 10%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망=백화점과 재래시장의 매출 호조세는 다음달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5월은 가정의 달이어서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기념일이 많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상품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일본의 황금연휴기간인 골든위크란 특수까지 겹쳐있다.

남대문 구매안내소의 고동철 소장은 "골든위크 기간인 오는 28일부터 내달 6일까지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려올 것으로 예상돼 큰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송종현 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