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공식 직제는 6단계이지만 실제로는 11단계에 이른다.

금융기관과 민원인들이 헷갈리는 것은 물론 한은 내부에서도 혼선을 빚고 있다.

한은은 공식적으로 △1급 국장 △2급 수석조사역(팀장) △3급 선임조사역(과장) △4급 조사역(대리) △5급 행원 △6급 사무보조행원의 체계다.

그러나 조사역과 행원 사이에 부조사역(계장급)이 있고 각 직급 사이에 ''1급(국장급) 수석조사역''과 같은 식의 비공식적인 중간직급을 두고 있다.

예를 들어 행원은 입행후 근무기간 자격요건을 갖추면 ''5급 부조사역→4급 부조사역→4급 조사역→3급 조사역→3급 선임조사역'' 등의 복잡한 승진절차를 밟게 된다.

때문에 지난 10일 한은의 국.실장급 인사에서 승진.전보자를 구분하지 못하는 현상도 벌어졌다.

상위 직급으로 올라갔어도 상위 보직을 못받은 사람과 직급은 그대로인데 상위보직을 받은 사람중 누가 승진자인지 판단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은에서 말단 행원이 국장이 되기까지 무려 30년(군필자는 27년)이 걸린다.

한은 조사역중에는 일반 기업체라면 임원급인 40대 중반의 고령자가 허다하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