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T-LCD(초박막 액정표시장치)에 가려 있던 STN-LCD(보급형 액정표시장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영상을 제공하는 휴대폰과 PDA(개인정보단말기)의 보급 확대로 컬러 STN-LCD의 수요가 급팽창하고 있어서다.

STN(Super Twisted Nematic)-LCD는 휴대폰이나 차량계기판,시계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디스플레이 장치.

생산품목이 1천개를 넘을 정도로 사용범위가 넓으나 노트북 PC 등에 장착되는 TFT-LCD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휴대폰 등의 동영상 컬러화 바람이 불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부가가치가 높은 컬러 STN-LCD를 중심으로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

특히 빛을 반사시켜 화면을 구현하는 반사형 투과 방식 컬러 STN-LCD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소비전력이 3분의 1에 불과,경제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 TSR(테크노시스템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컬러 STN-LCD 시장은 올해 16억7천만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내년에는 29억8천만달러,2005년에는 9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STN-LCD 업체들도 이에 맞춰 기존 흑백 생산라인을 컬러로 서둘러 교체하고 있다.

대만 등 후발국 업체들은 신규라인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 1위(30%)인 일본의 세이코 엡슨은 최근 기존 모노 STN-LCD 생산라인 전부를 컬러 라인으로 교체했다.

올해 생산목표는 2천4백만장.샤프와 NEC 등도 휴대폰용 컬러 STN-LCD의 자체 생산체제를 갖추었다.

물론 다른 휴대폰 업체에 판매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 2위(18%) 업체인 삼성SDI는 부산공장의 시험가동을 끝내고 이달부터 컬러 STN-LCD를 본격 생산한다.

월 5만장에서 출발해 연말에는 월 20만장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현재 국내외 휴대폰 업체들과 컬러 STN-LCD 공급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후발업체인 대만의 픽뷰(PIVUE)는 연말까지 컬러 STN-LCD 생산라인을 완공,월 3만장씩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대만의 난야(NANYA)도 생산라인을 변경,컬러 제품의 생산 비중을 연말까지 70% 이상 확대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차세대 휴대폰인 IMT-2000 디스플레이로도 각광받는 유기 EL보다 가격이 저렴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