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지난 97년 외환위기 이후 적극적인 점포정리와 감원을 실시한 결과 총자산 중 인건비 및 물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보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내 17개 시중은행의 총자산경비율은 지난 97년 1.92%에서 3년만에 1.38%로 0.54%포인트 낮아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같은 수치는 미국의 2.07%보다 0.69%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감원 및 점포정리가 충분히 이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기간동안 은행 종사자 수는 5개 은행 퇴출과 뒤이은 은행들의 경비절감 노력에 힘입어 11만3천9백94명에서 7만4백74명으로 4만3천5백20명(38.1%)이 줄었다.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한 점포 수도 은행들의 자발적인 통.폐합, 폐쇄 노력으로 6천1백77개에서 4천7백97개로 1천3백80개(22.3%) 감소했다.

은행별로 보면 한빛은행(상업+한일)이 인원과 점포를 각각 7천82명(41.1%)과 3백87개(37.7%)를 줄여 가장 강도 높게 구조조정을 감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미은행은 행원 수를 2천2백24명에서 2천9백71명으로 7백47명(33.5%) 확충하고 점포 수도 1백28개에서 2백25개로 97개(75.7%) 늘리는 등 확장 경영을 펼친 것으로 나타나 한빛과 대조를 보였다.

이외에도 국민(14.7%) 주택(9.6%) 신한은행(10.6%)이 점포 수를 늘렸다.

이종호 금감원 은행감독국장은 "일단 하드웨어 부문의 개혁은 어느 정도 완료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는 추가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여신심사기법을 선진화하고 수익 위주의 경영을 펴는 등 소프트웨어 개혁 정진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