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일원동에서 자취를 하는 회사원 신재승씨(28)는 아침을 대부분 편의점에서 샌드위치로 해결한다.

저녁도 퇴근하면서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다먹는 경우가 많다.

식사 뿐만이 아니다.

밀린 세탁물을 맡겼다 찾아가기도 한다.

혼자살기 때문에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잡다한 일들을 대부분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있다.

편의점이 생활밀착형 점포로 거듭나고 있다.

◇어떻게 바뀌나=혼자 사는 젊은 미혼남녀들이 증가하면서 이들이 간단하게 해먹을 수 있는 패스트푸드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점포당 평균 70개의 간단식품을 취급하고 있는 세븐일레븐의 경우 현재 전체 5%에 불과한 패스트푸드의 매출(25평짜리 점포기준)을 10%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메뉴도 다양하게 개발하고 광고도 실시한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삼각김밥''을 부각시킨 TV 광고를 이달중 방영할 계획이다.

택배서비스도 실시한다.

LG25 훼미리마트 바이더웨이 등 3개사가 공동 출자한 e-cvs넷과 세븐일레븐은 전국 2천2백여개 점포를 택배센터로 활용해 인터넷쇼핑몰에서 구입한 물건을 자신이 원하는 점포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실시한다.

고객이 집에 없어 물건을 제때 배달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한 게 핵심이다.

편의점 입장에서는 수익성과 집객효과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e-cvs넷의 경우 설립 첫해인 올해 20억원의 매출을,오는 2004년에는 1백2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세탁서비스 비디오대여서비스 등 아기자기한 서비스들도 개발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샐러리맨들을 위해 현재 1백개 점포에서 세탁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50여개 체인점을 가진 세탁 전문업체 LA세탁과 계약을 맺어 고객들이 오전에 출근하면서 세탁물을 맡겨놓고 갔다가 퇴근하면서 찾아갈 수 있도록 한 것.

훼미리마트는 무인 비디오대여서비스를 전국 8개 점포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3백여개 비디오테이프가 들어갈 수 있는 대여기계를 마련,고객들이 직접 비디오를 빌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서울 신림동과 잠원동 아파트 단지 등을 중심으로 하루에 50명이상이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전망=편의점의 경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할인점에,서비스 측면에서는 백화점에 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엔 ''생활밀착형''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세븐일레븐의 혼다 전무는 "24시간 운영되는 장점을 활용,고객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편의점의 진정한 기능"이라며 "결국 한국의 편의점들도 이같은 방향으로 변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