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밸리의 벤처기업에서 웹마스터로 일하고 있는 김씨가 오전 8시 차를 몰고 서울 상계동 집을 나섰다.

예전 같으면 이 시간대에 차를 가지고 출근하는 것은 꿈도 못꿨다.

김씨는 서울시 도로망을 덮고 있는 ITS(지능형교통시스템)를 믿고 운전대를 잡았다.

교통통제센터에서 위성을 통해 막히는 곳을 알려주고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도로를 선택해 준다.

김씨는 ITS 덕분에 40분만에 회사에 도착했다.

김씨는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 한잔을 마신 후 일을 시작했다."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곧 우리 앞에 다가올 현실이다.

ITS(Intelligent Transport Systems)란 전자 정보 제어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집 관리 제공해 기존 교통시설의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교통체계다.

ITS시스템의 기본 작동원리는 간단하다.

우선 도로에 설치된 교통정보수집장비(검지기)를 통해 차량운행과 관련된 상황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는 교통관제센터에 전송된다.

교통관제센터에서는 교통시설를 자동 조작하고 실시간 교통정보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한다.

<>구축 배경=만성적이고 전국적인 도로교통 혼잡은 산업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린다.

물류비용이 기업 매출액의 17%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7% 일본은 11%에 불과하다.

그러나 무한정 도로를 늘릴 수는 없다.

교통시설 건설비용이 국가 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히 높다.

복지 등 다른 분야의 재정수요가 늘어 기존 교통시설의 효율적인 활용방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교통수요는 현재보다 3배이상 급증(2011년 기준)할 것으로 보인다.

교통시설 투자에는 막대한 재원이 소요된다.

도시화가 더욱 빨라지고 가용토지의 부족으로 교통시설의 물리적 확충을 통한 교통문제에는 한계가 있다.

기존 교통체계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교차로 신호주기가 교통량에 관계없이 고정적이고 연동화가 이뤄지지 않아 교통흐름을 단절시키고 있다.

운전자는 도로가 왜 얼마동안 막히는지,주변도로로 우회할수 있는지,어떤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대중교통이용자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는 버스가 언제 오는지,목적지까지의 환승은 어떻게 하는지 등의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

도로 이용자들은 점점 교통상황예측이 가능하고 자동화된 이용자 중심의 새로운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ITS가 교통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추진계획=정부는 ITS를 뒷받침하기 97년 9월 기본계획을 수립했으며 99년 2월 교통체계 효율화법을 제정했다.

ITS Korea를 같은해 5월에 설립하고 6월에는 건설교통부에 교통정보기획과를 신설했다.

정부는 ITS에 2020년까지 3단계로 나눠 8조3천4백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1단계(2001~2005)에는 기초서비스 구축단계로 1조6천8백10억원을 투자한다.

기존 통신망 활용방안을 마련하고 광역권에 통신망을 구축한다.

2단계인 2010년까지 2조1천7백39억원을 투자,통신망 통합운영체계를 구축하고 국도와 지방도로 통신망을 확대한다.

3단계인 2020년까지 10년간 4조4천8백66억원을 투자,차세대 통신망을 구축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제주 대전 전주를 ITS 교통모델도시로 선정했다.

내년 5월말까지 ITS구축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월드컵에 맞춰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에게 ITS를 보여주고 ITS 관련기술과 제품의 수출을 위한 포석으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기대효과=교통혼잡이 20~30%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ITS는 교통량의 변화에 따른 실시간 교통신호 제어,요금징수자동화,사고 등 돌발상황에 대한 신속한 조치,실시간 교통정보 및 우회경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교통체증을 감소시킨다.

ITS는 또 운전자에게 최적 이동시간,이동 수단 및 이동 경로에 선택권을 줌으로써 합리적으로 시간과 공간을 활용토록 해준다.

대중교통 이용자들의 정류장 대기시간이 단축돼 대중교통이용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97년 과천에 ITS를 시범적으로 구축했다.

그 결과 통행속도가 25.5% 개선됐다.

28.6km던 시속이 35.8km로 빨라졌다.

교차로에서의 지체도도 56% 줄었다.

ITS의 효과가 입증된 셈이다.

<>해외 ITS현황=1980년대 후반부터 선진국은 ITS를 주요 국책과제로 설정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은 ITS-America,EC(유럽공동체)는 ERTICO,일본은 VERTIS라는 기구를 구성해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중이다.

미국은 TEA-21(육상교통효율화법)에 따라 1998년 1억9천6백만달러,99년 2억달러,2000년 2억1천1백만달러를 투자했다.

2003년까지 모두 12억8천2백2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은 1995~1997년중 ITS연구개발에 1백68억엔을 투자했다.

EC는 12개국이 공동으로 DRIVE프로그램에 10억달러를 들여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