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신주쿠의 쇼쿠안도리 대로변에 자리잡은 한국광장의 외관은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슈퍼마켓과 크게 다르지 않다.

채소에서 각종 가공식품,주류에 이르기까지 취급품목도 비슷하다.

굳이 다른 점이 있다면 안내문이나 상품 진열대의 글씨가 일본어로 표기돼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도쿄에서 발을 붙이고 사는 한국인과 일본인,그리고 이곳을 자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들에게 한국광장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장보기 고민을 덜어 주는,단순한 쇼핑공간의 하나가 아니다.

한국인들은 이곳에서 고향의 냄새를 맡으며 먹거리로나마 그리움을 달랜다.

또 일본 생활을 슬기롭게 해나가는데 필요한 각종 무료 책자와 안내물이 수북히 쌓인 한국광장에서 지혜와 정보 갈증을 해결한다.

일본인과 외국인들에게 한국광장은 한국의 먹거리 문화를 손쉽게 경험할 수 있는 탐구의 장이다.

한국 먹거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진 일본인들은 적어도 한 두 번씩 다 다녀갔다는게 김근희 사장의 귀띔이다.

직접 오기 어려운 일본인 고객들 중에는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 한국광장의 상품을 배달받아 먹는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오키나와에서 일본 열도의 북쪽 끝 홋카이도에까지 한국광장의 상품이 닿지 않는 지역은 거의 없다.

덕분에 창고로 쓰이는 한국광장 입주 빌딩의 3층은 상품이 빼곡이 들어차 있고 직원들은 발송 준비 작업으로 온종일 일손을 바삐 움직인다.

일본 매스컴에서도 한국광장은 으뜸가는 인기 취재장소로 꼽힌다.

아사히,요미우리신문등 내로라 하는 신문치고 이곳에 관한 기사를 다루지 않은 매체는 거의 없다.

NHK등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한국 식문화와 한국 식품을 살 수 있는 쇼핑장소를 안내하는 프로그램에는 한국광장이 양념처럼 들어간다.

이처럼 일본 사회에서도 널리 알려진 덕에 이제는 매장내에서 외국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다.

평일이면 1천여명,토,일요일이면 1천5백여명의 고객이 들리는 이곳에서 일본인 고객의 비율만도 30%를 족히 넘는다.

공휴일이나 토,일요일에는 매장을 찾는 사람들중 적어도 두명중 한명이 일본인 고객이다.

달리 말하자면 한국광장은 한국식 먹거리와 식문화의 일본 전파에 최첨병 역할을 해내고 있는 셈이다.

1천5백여종의 상품을 취급하며 연중 무휴로 문을 여는 한국광장에 대해 김사장이 갖고 있는 생각은 다소 독특하다.

그는 한국광장을 평범한 식품 매장이 아니라 각종 정보가 모이고 나눠지며,거쳐가는 "일상생활의 핵심거점"으로 운영한다는 각오다.

이와 함께 외국인은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재일교포는 되찾고,한국인은 지킬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한국광장은 "문화발신지"나 다름없다는 소신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