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전통음식을 좋아하는 서민들에게 출출할 때 간식거리나 술안줏거리로 순대만큼 적당한 게 없다.

찹쌀과 선지등 영양가 풍부한 재료가 들어가 조금만 먹어도 속이 든든한데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순대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까탈스런 손님들에게 순대는 그저 비위상하는 "혐오식품"의 하나일 뿐이다.

일행중 이런 사람이 한사람만 있어도 그날 행동통일을 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이럴 경우 강남 논현동에 자리잡은 봉학순대요리전문점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순대를 싫어하던 사람도 우리집 순대맛을 보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찾는 순대 마니아가 됐다"는 강봉학사장의 자신 있는 말은 ''현장검증''을 마치고 난후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강봉학 사장이 자신의 이름을 따서 만든 봉학순대에는 쌀과 찹쌀 선지 파 마늘등 12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보통의 순대에는 밭솥으로 한 밥이 들어가지만 봉학순대에는 생쌀을 조리단계에서부터 첨가해 익힌다는 점도 다르다.

쌀을 너무 데우면 순대맛이 묵처럼 되기 때문에 적당한 열로 익히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사장은 귀뜸한다.

그래서일까.

일단 맛을 본 봉학순대는 느끼한 맛도 없고 담백하면서도 끝맛이 부드러웠다.

반찬으로 나온 생굴이 들어간 보쌈김치는 또 어떤가.

유난히 김치맛에 민감한 기자가 보기에도 싱싱함이 살아 있는 맛이었다.

방문한 시간이 저녁식사전이었지만 어느새 순대국밥 한그릇을 뚝딱 비웠다.

음식을 진짜 많이 준다는 점도 이 집의 미덕이다.

웬만한 대식가들도 차려져 나온 음식을 다 먹지 못할 정도다.

이런 손님들을 위해 남은 음식은 모두 정성스럽게 포장해 준다.

순대만두전골은 강사장이 자신 있게 추천하는 먹거리.

기본 순대외에 미나리 팽이버섯 돼지고기등 무려 14가지의 재료가 들어간다.

이외에 이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명태순대 명태식혜 가자미식혜등은 모두 강사장이 개발한 것으로 특허를 취득한 것들이다.

그러나 귀순요리사 1호인 강사장의 꿈은 단순히 순대 많이 팔아 돈버는 것이 아니다.

"장차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 제가 만든 마른 명태눈식혜를 학교급식으로 보급하고 싶습니다.

명태눈식혜는 발효식품으로 자라나는 어린학생들의 건강,특히 자꾸 나빠지는 눈에 특별한 효험이 있거든요"

일반 순대집과 달리 단골들의 요청으로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점도 특이하다.

(02)544-6386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