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서울 목동지역은 자정까지 차량 정체를 빚었다.

이날 문을 연 프랑스계 할인점 까르푸의 목동점에 예상외로 많은 소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당초 영업 시간은 오후 11시였지만 쇼핑객때문에 폐점 시간이 30분가량 늦어졌다.

목동점은 매장면적만 6천5백평인 초대형 할인점으로 까르푸의 21번째 매장이다.

목동점은 한국 진출 5년째를 맞은 까르푸가 그동안 닦아온 노하우를 총동원해 만든 야심작으로 유통 격전지로 떠오른 강서상권에서 토종 할인점 및 백화점 등과 한 판 대결을 펼치게 된다.

"목동점은 까르푸의 얼굴로 토종화 전략을 펼쳐 보다 한국적인 점포로 소비자를 공략해 나갈 것 입니다"

초대 점장인 박수홍 이사는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을 한국 직원으로 배치했고 서비스도 이마트 수준 이상으로 높여 중상층 소비자를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까르푸는 올해를 제2 도약기로 정하고 현지화 전략으로 승부를 걸 계획이다.

지난 5년간이 한국시장을 이해하는 기간이라면 금년부터는 정상을 찾아가는 기간으로 잡고 있다.

까르푸는 현재 할인점 시장에서 신세계이마트에 이어 2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이 급팽창하는 할인점을 놓고 이마트 롯데마그넷 홈플러스 등과 4파전을 벌이고 있다.

까르푸는 30여개 진출 국가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할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에서도 다른 외국계 할인점 보다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까르푸는 96년 7월에 국내 1호점인 중동점을 개설했다.

현재까지 한국 시장에 총6조원이상을 투자해 유통업계에서는 외국계 기업중 가장 많은 투자를 했다.

종업원 수만도 6천여명에 달하고 있다.

까르푸는 폐쇄적인 소비시장에서 외국기업으로 매우 짧은 기간에 뿌리를 내렸다.

소비자들에게 식품과 비식품 등을 한 곳에서 살 수 있게 쇼핑공간을 제공했고 대규모 패션쇼핑몰을 운영해 중상층 소비자를 할인점으로 끌어들였다.

넉넉한 무료 주차공간,업계내 최저 가격제,4만여종의 다양한 품목 등도 강점으로 꼽힌다.

까르푸는 월마트나 코스트코홀세일 등 다른 외국계 할인점보다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잘 읽고 있다.

월마트나 코스트코홀세일은 미국 시장과 마찬가지로 공산품 중심의 창고형 할인점을 고집하고 있지만 까르푸는 선두 업체인 신세계이마트를 벤치 마킹해 "한국형" 할인점으로 변신해 가고 있다.

외국의 소비자들은 1주일에 한번 정도 할인점에 들러 공산품을 중심으로 대량구매를 하는 반면 한국 주부들은 매일 할인점을 찾아 신선 식품을 많이 구매하고 있다.

까르푸는 경쟁사인 미국계의 월마트에 비해 현지화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고용 상품구매 재투자 등에서 "토종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진출 초기에는 점장이나 직원들의 상당수를 외국인으로 써 거부감을 일으키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임직원 모두 한국인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이후 문을 여는 점포에는 판촉사원의 대다수를 지역상권에서 뽑아 충원하고 있다.

점장들도 초기에는 전원 프랑스인이 었으나 최근에는 30% 선까지 높아졌다.

최근에는 지역친화 문화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점포별로 주부고객을 위한 무료 영어교실과 무료 베이커리 강좌 등을 제공해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까르푸의 최대 강점은 역시 가격이다.

동일 제품의 경우 업계 최저 가격제를 고수해 가격에서 만큼은 할인점중에서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다.

매년 1천품목 최저 가격제를 실시해 연중 같은 가격으로 팔고 있다.

할인점의 고급화에 발맞춰 신선식품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산지와의 직거래도 늘려가고 있다.

까르푸는 21호점인 목동점을 계기로 다시 공세를 강화해 이마트와 한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시장에서 주역으로 떠오른 할인점 시장을 놓고 토종과 거대 다국적 할인점간의 대결이 숨가쁘게 벌어지고 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