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명예회장의 묘소는 한 때 대한민국 최고의 거부(巨富)라는 세간의 평에 걸맞지 않게 검소하게 마련됐다.

경기 하남시 창우동 선영의 묘역은 1백평 남짓한 규모로 조성돼 일반인들의 가족묘원 크기와 다를 바 없다는게 조문객들의 얘기다.

실제로 고인의 양친 묘 밑에 고인의 묘가 들어서자 선영이 꽉 찰 정도였다.

고인의 묘자리는 선친의 묘 앞으로 3m가량 떨어진 곳에 10평짜리 크기로 마련됐다.

고인의 뜻에 따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선친의 봉분 크기대로 조성했다는 게 현대측 설명이다.

묘역을 지키는 석상이나 중후장대한 비석도 없이 그냥 봉분과 상석만 단출하게 조성됐다.

곧 ''하동정씨주영지묘''라는 비석이 설치될 고인의 묘는 그가 세상을 등지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검소한 생활철학의 또 다른 메시지라고 조문객들은 입을 모았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