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측 조문단 일행 4명은 공항에 마중나간 현대측의 영접을 받으며 20여분간 귀빈실에 머문 뒤 오전 11시53분께 청운동을 향해 출발했다.

현대측은 이날 다이너스티 2대, 에쿠스 4대, 현대 카운티리무진 3대 등 모두 9대의 이동차량을 준비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낸 화환은 고려항공 특별기가 계류장에 도착한 직후 미리 대기하고 있던 현대 카운티리무진으로 옮겨졌으며 청운동으로 가는 9대의 차량 행렬 가운데서는 5번째에 배치됐다.

<>…송호경 부위원장 등 북측 조문단 일행 4명은 24일 낮 12시27분께 청운동 빈소에 도착, 정주영 명예회장의 영전에 묵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한 뒤 30여분만에 식사와 휴식을 위해 신라호텔로 떠났다.

현대직원과 북측 참사 2명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조화를 운반하는 가운데 조문단은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말없이 빈소로 들어와 정 명예회장의 영전 앞에 일렬로 늘어섰다.

이에 앞서 자택 1층 빈소에서는 몽구 몽근 몽헌 몽준 몽윤 등 상주들과 며느리들이 기다리고 있었으며 현관에서는 상주들 대신 정순원 현대차 부사장이 조문단 일행을 맞았다.

정 명예회장 영전 우측에 김정일 위원장이 보낸 형형색색의 조화가 설치된 뒤 송 부위원장이 손을 앞으로 모으며 "정주영 선생 영전에 묵도를 드립니다"라고 말하자 일동은 모두 고개를 숙여 잠시 고인을 향해 묵념했다.

송 부위원장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유족들이 힘을 합쳐 조국통일 사업에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송 부위원장은 특히 조문행사와 관련된 모든 절차에서는 장자인 정몽구 회장에 대한 예우를 갖췄지만 조국통일 사업과 관련해서는 ''정몽헌 회장''부터 지칭함으로써 대북사업의 주체는 정몽헌 회장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몽구 회장은 "김정일 장군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해 주십시오"라고 말하며 악수를 청했다.

<>…조문을 마친 일행은 12시33분께 몽구 회장의 안내를 받아 정 명예회장이 생전에 사용하던 2층 방을 둘러보면서 잠시 생전의 고인을 회상하기도 했다.

응접실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다과상이 마련돼 있었으며 조문단은 다과상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유가족을 위로하면서 잠깐동안 담소를 나눴다.

송 부위원장은 "김정일 장군께서는 정 명예회장을 만났을 때를 회고하시면서 선생이 생전에 많은 일을 하셨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아울러 유가족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생전에 이룩하신 사업을 이뤄 나가길 바란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담소를 마친 뒤 강 서기장은 방명록에 ''고 정주영 선생의 서거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합니다. 조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주체 90(2001)년 3월24일''이라고 썼으며 송 부위원장도 방명록을 건네받아 자신의 이름을 적어 넣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