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타계한 정주영 전 현대 명예회장의 묘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묘터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산19번지의 검단산 자락에 위치해 있다.

검단산은 북서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앞쪽으로는 낮은 평지대가 있어 단아하면서도 안온한 풍모를 느끼게 한다.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대가인 최창조 박사에 따르면 검단산은 조선시대 광주부(서울 동남부와 경기도 광주군 하남시를 통틀은 지금의 광역시급 행정구역)의 주산 역할을 한 유명한 산이다.

특히 광주를 지키는 진호의 땅으로 지역을 표상하는 역할을 해왔다.

조선 태조 이성계가 묻힌 동구릉의 주산인 검암산의 검자도 검단산처럼 으뜸을 의미하는 명당으로 해석되고 있다.

최박사는 따라서 검단산은 하남시 광주군을 포함하는 광주 일대의 명산중 명산이라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은 경기도에서 몇 안되는 명산에 묻히는 셈이다.

이 묘터는 정남향이 아닌 약간 서쪽으로 돌아 앉은 남서향이긴 하나 볕이 잘 들고 사시사철 온기가 서린다.

검단산에는 정 명예회장 묘터 외에도 부총리를 지낸 백상(백상) 장기영 선생의 가족묘도 자리잡고 있어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최 박사는 "검단산이 명산이긴 하지만 명산에는 묘터를 쓰지 않는 것이 풍수지리에 맞는다"며 그러나 "요즘은 명산이 곧 명당이라는 인식이 넓게 퍼져 있어 묘터로 쓰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