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서울 강북과 강서 상권에 1만2천∼1만6천평의 초대형 점포가 잇따라 등장,인근 백화점들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서울 미아리와 영등포에 4천∼5천평대 중소형 점포를 갖고 있는 신세계백화점의 입지가 어려워지고 있다.

신세계는 서울지역 전략 점포로 내세운 강남점마저 매출이 신통치않아 본점을 포함한 서울 4개 점포의 성장이 벽에 부닥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아상권 진검 승부=오는 8월말 현대와 신세계의 진검 승부가 펼쳐진다.

점포간 거리는 불과 3백m.

현대가 개점하면 신세계의 방어가 힘겨울 것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한다.

우선 현대 미아점은 매장면적이 1만1천7백평으로 서울 강북 상권의 최대 점포다.

4천5백평인 신세계 미아점의 3배에 가깝다.

현대 미아점은 지상 10층,지하 5층 건물로 지하 1층,지상 6층 규모인 신세계 미아점을 외형에서도 압도한다.

건물이 클수록 주차공간이 넓고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갖출 수 있어 경쟁에서 일단 유리하다.

업계에서는 신세계 미아점의 미래가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 협력업체 관계자는 "천호점을 할인점으로 바꾼 전례에 비춰 입점업체들 사이에는 업태 변경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92년 문을 연 신세계 천호점은 인근 현대 천호점의 공세로 지난해 1월 할인점 이마트로 전환한 바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와관련 "미아점은 임차형태로 낸 점포여서 투자비가 자체 건설에 비해 3분의1 수준"이라며 "현대 미아점 개점이후 도봉구와 노원구 등에서 몰려오는 손님 일부만 건져도 정상운영에는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미아점의 올해 매출목표는 1천7백94억원으로 지난해 1천7백90억원에서 제자리 걸음이다.

◇영등포 상권 비상=현대백화점 목동점이 오는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목삼공원 바로 옆에 문을 연다.

매장면적 1만6천평에 달하는 초대형 점포다.

지상 6층,지하 6층의 백화점 건물과 연면적 2만1천평의 복합상업시설이 어우러진 독특한 형태다.

지하철 5호선 오목교역이 지하로 연결된다.

지하철 유동인구가 몰려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셈이다.

목동점의 2002년 매출목표는 4천억원.

지하 2층에 들어서는 8개관의 복합영화관과 푸드코트 게임센터 등은 영등포로 나가는 젊은층 유동인구를 차단할 가능성이 많다.

비상이 걸린 곳은 영등포상권의 롯데 신세계 경방필백화점.

이중 매장면적이 5천평으로 연간 매출 2천억원 안팎의 신세계 영등포점에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다.

대응전략도 마땅치 않다.

신세계 영등포점 관계자는 "고객 비율이 높은 양천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카드판촉을 강화하고 부녀회에 대한 기여도를 높이는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말했다.

◇강남점도 고전=매장면적 9천8백평의 전략 점포인 신세계 강남점도 고민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최고급 백화점을 표방했지만 루이비통 까르띠에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별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 강남점의 취약점은 반포 신사동 압구정동 등의 고소득층 주민들을 6개월이 넘도록 단골고객으로 끌어오지 못한데 있다"며 "알짜배기 고객들을 잡지못하고 유동인력만 상대해서는 대형 점포로서의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신세계측은 "올들어 월 평균 매출이 4백억원 안팎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현대 갤러리아 등 경쟁사들은 신세계 강남점의 월 매출이 3백억원선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강창동 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