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간으로 어제 오전에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침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양국 경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양국 정상은 통화와 재정, 거시경제정책을 포함한 포괄적인 경제대책을 논의하면서 당분간 엔화 평가절하를 용인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에도 만만치 않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합의가 미칠 파장에 대한 1차적인 관심은 앞으로 엔화가치가 어느정도까지 떨어질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강한 달러를 원하는 미국과 엔저를 통해 경제에 숨통을 트려는 일본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이번 합의가 나온 만큼 상당폭의 엔화가치 추가하락을 용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지난 수년간 적자재정과 저금리 정책을 추진해온 결과 경제회복을 위한 정책수단이 마땅치 않은 일본으로서는 엔저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와 있다.

엔화가치 하락은 수출증대는 물론이고 제로금리 복귀와 함께 인플레 정책을 통한 내수진작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도 자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세계 제2의 일본경제마저 위태로워지는걸 방치하는 것이 결코 득이 될게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까지는 엔저를 용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엔저를 무작정 용인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2년 연속 국내총산액의 4%를 넘는 경상수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으로서도 경상수지에 부담이 될 엔저를 마냥 용인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미.일 정상간 엔저용인 합의로 엔저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 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원화환율이 달러당 1천3백원대를 넘나드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엔화가치가 하락하는데 맞추어 원화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바람직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수출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엔화의 동반약세로 수출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나 환율상승으로 항공.해운.정유업계와 수입업계가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크고,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의 경우 물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본경제가 하루아침에 회복될 전망이 없고 보면 엔저는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각 경제주체는 엔저에 대한 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