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웅 < 대한상공회의소 상무이사 kwom@kcci.or.kr >

영국 런던 교외 노팅힐.

이곳은 여러 문화가 뒤섞여 활기가 넘친다.

8월에 열리는 유럽 최대의 카니발,다양한 분위기의 카페,골동품,벼룩시장 등 볼거리도 적지 않다.

여기를 배경으로 중년의 서점주인과 할리우드 여배우와의 꿈같은 사랑이야기를 그린 영화 ''노팅힐''이 흥행에 성공하자 영화 속의 장소들이 런던 관광코스로까지 등장했다.

수많은 인종이 오가는 이 노팅힐과 비슷한 거리를 서울에서 찾는다면 이태원을 꼽을 수 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은 외국인이 빠지지 않고 들르는 쇼핑타운이 있다.

화랑 찻집 골동품가게 불교문화 등이 살아숨쉬는 인사동도 외국인 눈에는 색다르다.

연건동 대학로도 볼거리와 먹거리로 유명하다.

서울 곳곳을 살펴보면 외국 관광객들이 찾아볼 곳은 많다.

생태공원을 비롯한 수많은 공원들,남대문과 동대문 상가들,백화점과 박물관 등이 호기심 많은 외국인의 흥미를 끌만한 곳이다.

서울 근교의 여러 등산코스도 외국에는 드문 관광자원이다.

삼성동 컨벤션센터는 이제 국제회의가 자주 열리는 장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센터 안의 수족관과 테마관,영화관들도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다.

서울은 관광도시의 면모를 어느정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외국인에게 인기가 그다지 높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 관광객들은 한국인이 다양한 외래문화를 받아들이고 언어가 다른 이국인을 배려하는 마음 씀씀이가 아직 부족하다고 한다.

옛 속담에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다.

외국 관광객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정확하고 친절한 안내시스템,의사소통이 잘될 수 있는 말과 글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 하나로 국제적 명소를 만들어가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

세계 각지에서 오는 사람들에게 최상의 편안함과 행복함을 제공하는 것,그리고 노팅힐과 같이 여러 문화들이 함께 숨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들이 서울이 국제 관광도시로서 승부를 걸기 위한 ''키워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