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위 사무관서 법조계 복귀한 ''정기동'' 변호사 ]

"시장경제정착은 보다 나은 세상으로 가는데 있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인 만큼 시장경제에 걸림돌이 되는 불공정 거래를 다뤘던 지난 2년은 정말로 보람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연수원을 마친 지난 99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의 사무관 특채에 뽑혀 2년간 공직생활을 했던 정기동(41) 변호사의 귀거래사 첫 마디에선 "변호사"보다는 "공직자"의 냄새가 물씬 난다.

정 변호사는 그만큼 공정위 시절의 경험을 소중히 여긴다고 했다.

정 변호사가 근무했던 심판1담당관실은 독점국 등 조사부서에서 올라온 심사보고서가 위원회를 거쳐 상정되면 위법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곳이다.

각 기업들을 뛰어다니며 직접 조사하는 박진감은 없지만 짧은 시간동안 여러 사건을 볼 수 있고 기업의 교묘한 불공정 거래에 대해 법률적 판단을 하는데는 큰 공부가 되는 곳이다.

나이 마흔을 바라보는 시기에 연수원을 나와 법률 전문가로서 첫 발을 내딛었던 공정위.

그곳을 뒤로하고 나온 지금 마냥 홀가분하지만은 않다.

짧은 기업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공정위가 다루는 사건 하나하나가 지침서 역할을 한다는 소신을 갖고 박봉속에서 묵묵히 일하는 동료 공무원들에 대해 미안한 감정도 갖고 있다.

김 변호사는 그러나 "시원섭섭하다"고 했다.

"정치 민주화"를 위해 일했던 학생시절의 열정을 되살려 "시장의 민주화"를 위해 일하겠다는 소신이 변호사가 됐다고 해서 바뀐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정거래분야는 이제 김 변호사의 "전문 분야"가 됐다.

앞으로 고객의 사건을 대리해 옛 동료들과 치열한 법리공방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위원회에서 한 일이나 변호사로서 할 일이나 본질적인 차이는 없다"며 "어느 쪽을 대리하든 법리공방을 통해 이론과 판례가 축적되어 간다면 공정거래제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올 2월부터 법무법인 이산에 합류해 본격적인 변호사 업무에 들어갔다.

정대인 기자 bigm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