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의 정치행보에 강한 자신감이 담겨있다.

지난 1월8일 김대중 대통령과 만나 이른바 ''DJP''공조를 복원한 이후 영남의 맹주격인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화해했고,여권의 잠룡(潛龍.김중권 김근태씨 등)들도 열렬한 ''JP팬''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JP의 독주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온 강창희 전 부총재를 제명,당내 불협화음의 소지도 없앴다.

지난해 총선에서 ''지는해''로 전락했던 그가 최근들어 ''JP정국''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그가 지난주말에는 내년 대선에서 ''킹메이커''가 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그는 청와대에서 DJP회동을 가진 직후 "이사람 (대통령이)안되겠다고 하면 반대하고 되겠다고 하면 도와줄 것"이라며 "서드샷까지 갈 수도 있다"고 공언했다.

선(禪)문답을 즐기며 좀체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그가 대통령과의 독대후 보다 강한 의욕을 보이자 ''대통령으로부터 후보 선택권을 포함,정계개편에 대한 막강 권한을 위임 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정치권에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90년 초 노태우 당시 대통령및 YS와 손을 잡아 YS를 ''킹''으로 만들었고 97년 대선에서는 DJ를 대통령이 되게 한 전력이 있어 그의 위상은 보다 무게를 더하고 있다.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는 JP의 노욕(?)이 차기 대선주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어떤 식으로 발휘될지 주목된다.

김병일 기자 kb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