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시장의 먹구름이 심상치 않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2년여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고,일본의 닛케이지수는 85년2월 이후 16년만에 1만2천엔 밑으로 주저앉았다는 외신보도다.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주요 증시들도 그 여파에 시달려 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보면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니다.

한국 증시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12일과 13일 이틀동안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37포인트나 떨어져 527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10%가 넘는 8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

가뜩이나 대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있는 작금의 취약한 금융시장 사정을 감안한다면 결코 두고볼 일만은 아니다.

사태추이를 좀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증시안정은 물론 경기진작을 포함한 거시경제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채비를 갖추는게 무엇보다 시급하다.

이번 국제금융시장 혼란의 진원지라 할수 있는 미국 주가폭락은 세계최대 인터넷장비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8천명의 직원을 감축한다는 발표를 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올들어 미국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예상보다 저조하고 더 악화될 여지가 크다는 전망에 근거하고 있다는게 증시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는 미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에 대한 여지가 남아 있음을 반증하는 것으로 이해해도 무방하다고 본다.

더구나 일본의 주가폭락도 단순히 미국 월가의 영향 때문만이 아니라 재정위기 등 자국경제의 구조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정치혼란까지 겹쳐 매우 불투명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따라서 이번 세계금융시장의 혼란을 일시적이거나 돌발적인 사태로 가볍게 보아 넘겨선 안된다는 점을 우선 강조하고 싶다.

물론 지나치게 비관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 기업실사지수 등이 호전된다고 해서 낙관할 때는 더더욱 아니다.

정부가 수립해 놓았다고 하는 미국경제 경착륙에 대비한 비상계획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해 주기 바란다.

또 당장의 주가폭락사태 등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증시의 불필요한 불안심리를 불식시킬수 있는 안정대책을 강구하는 동시에 금리 환율 등 정책변수들도 재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해외 금융불안으로 인한 파장을 극소화시키는 것은 우리의 경제체질을 강화시키는 이외에 다른 방도가 없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신속하고 철저한 구조조정이 위기돌파의 근본대책임을 강조하지 않을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