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시장을 잡아라"

지방 소주업체들이 본격적인 수도권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트주조(전남) 보해양조(전북) 등 지방 소주업체들은 올들어 수도권 대형 할인점에 자사제품을 공급하고 임직원을 동원해 판촉활동을 벌이는 등 수도권시장 공략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에 맞서 수도권의 터줏대감격인 진로도 순한 소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23도였던 "참진이슬로"의 알코올 도수를 1도 낮추는 등 대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방 소주업체들의 공세는 전국 소주시장의 90%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을 외면해서는 전국적 브랜드로 성장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진로에 안방을 크게 잠식당해 매출이 20%이상 감소한 것도 이들이 수도권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지방업체들의 수도권 공략=하이트주조는 최근 전북시장에서 판매중인 ''하이트소주''를 수도권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이트소주가 수도권에서 판매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하이트주조는 최근 이마트 마그넷 등 수도권 대형 할인점 90여곳에 1백50여명의 도우미를 동원해 시음회를 여는 등 대규모 판촉활동에 들어갔다.

하이트주조의 유경종 과장은 "판매를 시작한지 한달만에 4만상자(3백60㎖짜리 30개들이)가 팔려나갔다"며 "이는 지난 98년 돌풍을 일으켰던 참이슬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트측은 진출 첫해인 올해 수도권에서 10%의 점유율을 기록한다는 목표를 세워놨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3%대에 머물고 있는 전국시장 점유율도 6%선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보해양조도 지난해 ''천년의아침''''맑은보해'' 두가지 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선보였다.

요식업소에서 다른 소주제품에 비해 30%정도 비싸게 팔리고 있는 천년의아침은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맑은보해는 중·저가시장을 파고들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수도권시장에서 점유율 2%를 기록했던 보해는 올해 점유율 10%벽을 넘겠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1백억원 이상을 마케팅 비용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진로의 수성=지방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수도권시장 공략에 나서자 진로도 대응에 나섰다.

23도였던 ''참이슬''의 알코올도수를 지난달부터 22도로 낮춰 판매하기 시작했다.

진로측은 "도수를 낮추는 것은 지난해부터 이미 준비했던 것으로 지방소주사들의 수도권 공략에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진로가 경쟁업체들의 공략을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로는 또 수도권지역에 있는 대형 주류도매상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까르푸 등 대형 할인점에서 시음회를 갖는 등 다양한 판촉활동도 시작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