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유전체학(comparative genomics)이라는 틈새분야에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인간 게놈지도 가운데 21번 염색체 해독을 주도했던 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연구센터 선임연구원 박홍석(40) 박사는 한국의 뒤떨어진 생명공학을 발전시키려면 비교유전체학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비교유전체학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물의 유전정보를 인간의 질병치료에 활용하는 생명공학의 한 분야다.

"인간 유전자 기능을 연구하는데 인간을 실험용 재료로 사용한다면 복제인간보다 더한 사회윤리적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입니다.하지만 인체유전자 기능을 다른 생물게놈과 비교 분석하면 그런 문제없이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 박사는 "생쥐 등 실험동물의 유전자 구조가 인체유전자와 70% 이상 동일하고 기능 면에서도 유사하다"며 동물에서 밝혀진 유전자기능 정보가 인간유전자의 기능 예측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8년 모든 게놈이 해독된 예쁜꼬마선충의 장수(長壽)유전자가 좋은 사례이지요"

그는 최근 선충의 장수 유전자와 비슷한 구조가 초파리나 생쥐의 게놈에서 발견되고 있어 인체게놈에서도 발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각국에서 이 분야 연구가 활발하다고 소개했다.

만약 연구가 성공하면 죽음에 관련된 유전자가 밝혀져 사람의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다는 것.

박 박사는 비교유전체학과 함께 외부 환경에 의해 유전자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연구하는 ''에피지네틱스(epigenetics)''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교토 공학연구소에서 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 박사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게놈과학종합연구센터에서 21번 염색체 해독에 관여했으며 지난해 생명공학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달 15일에는 과학잡지 네이처 특집호에 ''인간게놈 지도(A physical map of the human genome)''라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다.

송대섭 기자 dssong@hankyung.com